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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이 11년6개월만에 KBO리그에서 홈런을 맞았다. 100승을 앗아간 결정적 한 방이었다. 그러나 한화에 그보다 뼈 아픈 사실이 있다.
한화가 류현진과 8년 170억원 비FA 다년계약 체결한 건, 궁극적으로 류현진이 은퇴하기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대업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다. 실제 한화의 ‘류현진 효과’는 단순히 그라운드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류현진을 졸졸 쫓아다니며 하나라도 얻어가는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 류현진 덕분에 부담을 덜고 운영하는 5선발, 류현진 덕분에 선발투수 한 명을 불펜에 배치할 수 있는 반사 이익에 류현진의 유니폼, 티켓 파워, 시청률 등 각종 수입까지. 이미 한화는 류현진을 통해 충분히 행복하다.
단, 그라운드만으로 한정할 때 한화로선 씁쓸한 대목이 있다. 류현진이 나올 때 정작 한화가 많이 못 이긴다. 올 시즌 류현진의 성적은 5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33. 이 기록 자체는 류현진스럽게 돌아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7타자 연속안타라는 굴욕을 맛본 키움전 정도를 제외하면 그렇게 안 좋은 경기는 없었다.
류현진이 나온 날, 한화의 성적은 2승3패다. 승률 40%. 류현진이 17일 NC전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건 4회말 김성욱에게 던진 커터 하나가 실투가 된 탓이 크다. 이는 류현진의 통산 93번째 피홈런이자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서 강정호에게 허용한 솔로포 이후 11년6개월만의 악몽.
그래도 한화는 8회초 황영묵의 동점타로 류현진을 시즌 3패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나 한화는 결과적으로 8회말 최정원의 ‘미친 주루’하나로 무너졌다. 무사 1루서 김주원의 희생번트에 대비하느라 전진수비를 했다. 이때 최정원이 틈을 잘 파고 들었다. 2루에 수비수가 없는 걸 파악하고 2루를 재빨리 찍고 3루까지 갔다. 박민우의 중견수 뜬공에 여유 있는 결승득점.
한화는 류현진과 안치홍 등으로 팀 자체의 애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근래 2018년을 제외하면 바닥을 전전한 팀이니 팀의 애버리지는 낮다. 결국 시작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승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류현진이 잘 던지기도 해야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다. 류현진 혼자 한화의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건 아니다.
류현진은 류현진답게 돌아올 것이다. 이날 피홈런을 빼면 복귀 후 처음으로 7이닝을 던졌고, 7회까지 구위도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류현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화가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확인한 경기였다.
통상적으로 에이스가 나올 때, 구단들은 7~80%의 승률을 목표로 삼는다. 올 시즌을 마칠 때 류현진 등판일의 한화 승률이 궁금하다. 시즌을 치르면서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화가 예전의 약한 전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 이날처럼 디테일을 채우는 건 중요해 보인다.
참고로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시즌이던 2012년, 류현진은 27경기서 단 9승에 그쳤다. 한화도 많이 이기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2.66에도 야수들의 공수도움을 많이 못 받았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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