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날(21일)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연속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기록을 더 이어가지 못했다. 다만 2개의 사사구를 통해 12경기 연속 출루 경기를 펼쳤다.
이정후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9에서 0.282로 소폭 하락했다.
▲ 선발 라인업
애리조나 : 케텔 마르테(2루수)-코빈 캐롤(중견수)-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좌익수)-작 피더슨(지명타자)-에우제니오 수아레즈(3루수)-파빈 스미스(1루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제이크 맥카시(우익수)-블레이즈 알렉산더(유격수), 선발 투수 슬레이드 세코니.
샌프란시스코 :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닉 아메드(유격수), 선발 투수 조던 힉스.
빅리그 데뷔 첫 9경기에서는 타율 타율 0.200 OPS 0.554로 부진했던 이정후의 타격감이 그야말로 대폭발하고 있다. 지난 4일 LA 다저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세 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던 이정후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워싱턴 내셔널스-탬파베이 레이스-마이애미 말린스, 전날(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모두 안타를 터뜨리며 11경기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특히 전날 경기는 압권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뜨리면서 강정호(2015년,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김현수(2016년, 前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보유하고 있던 코리안빅리거 데뷔시즌 최장기간 연속 안타(10경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신기록을 앞두고 있던 21일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부터 애리조나의 '에이스' 잭 갈렌을 상대로 2구째 92.8마일(약 149.3km) 포심 패스트볼을 힘껏 잡아당겼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2호 홈런이자, 홈 팬들이 가득한 오라클파크에서 그린 첫 아치. 이 홈런으로 이정후는 1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연속 안타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이제는 지난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추신수와 지난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기록한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안타 기록(16경기)을 목표로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날 이정후의 방망이에서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당초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와 맞붙을 예정이었던 이정후. 하지만 켈리가 오른쪽 어깨 소원근에 불편함을 느껴 등판이 불발되면서 이정후는 슬레이드 세코니와 맞대결을 갖게 됐다. 이정후는 첫 번째 타석에서 세코니의 초구에 파울을 기록한 뒤 2구째 83.7마일(약 134.7km)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고,깎여 맞은 타구가 3루수 방면으로 느리게 굴렀다. 이정후의 발이라면 충분히 내야 안타를 노려볼 수 있었던 타구. 그런데 이때 애리조나 3루수 수아레즈가 맨손캐치 러닝스로우로 빠르게 타구를 처리하면서, 첫 타석에서는 땅볼을 기록했다.
그래도 출루 기록은 이어졌다. 이정후는 0-1로 근소하게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87마일(약 140km) 슬라이더에 몸에 맞는 볼을 얻어냈다. 이로써 이정후는 1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이정후는 세코니의 초구 91.9마일(약 147.9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살짝 높은 코스에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이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고, 오라클파크 우측 담장 뒤에 있는 맥코비 만으로 떨어졌다.
두 경기 연속 홈런은 물론, 맥코비만으로 바로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까지 기대해볼 수 있었던 타구. 하지만 이 타구는 파울 폴대 바깥쪽으로 휘어나간 뒤 맥코비만으로 떨어졌고, 홈런이 아닌 파울로 연결됐다. 아쉬움이 큰 상황에서 다시 한번 타격에 임한 이정후는 세코니의 2구째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형성되는 76.1마일(약 122.5km) 커브를 퍼올렸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무안타의 흐름이 지속됐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아쉽게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2-3으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애리조나의 바뀐 투수 라이언 톰슨과 맞대결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면서 '멀티출루'를 기록했다. 볼넷 또한 값진 기록이지만, 안타를 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 이로써 이정후의 연속 안타 기록은 11경기에서 중단됐다. 그리고 이정후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뛰었으나, 애리조나 포수 모레노에게 저격을 당하면서 시즌 세 번째 도루 실패 기록까지 뒤따랐다.
하지만 이정후는 아쉬움을 호수비로 달랬다. 샌프란시스코가 2-5로 뒤진 9회초 2사 3루에서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친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좌익수-유격수 세 명 사이로 애매하게 떠올랐는데, 이때 이정후가 등장했다. 이정후는 타구를 쫓아 전력질주했고, 슬라이딩 캐치를 통해 구리엘 주니어의 텍사스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훌륭한 수비를 펼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모두 소화했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패하면서, 양 팀은 이번 4연전에서 나란히 2승씩을 나눠 갖게 됐다. 선취점은 애리조나의 몫. 애리조나는 2회초 선두타자 작 피더슨과 에우제니오 수아레즈가 연속해서 몸에 맞는 볼, 가브리엘 모레노가 볼넷을 얻어내는 등 1사 만루 찬스에서 제이크 맥카시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좀처럼 찬스를 손에 넣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졌는데, 경기 중반 흐름을 뒤바꿔 놨다.
샌프란시스코는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패트릭 베일리가 애리조나 선발 세코니를 상대로 3루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그리고 후속타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세코니의 5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이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애리조나가 6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리드를 되찾았다.
6회초 선두타자 피더슨이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연 애리조나는 후속타자 수아레즈가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닉 아메드의 실책으로 출루하는 등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때 모레노가 샌프란시스코의 바뀐 투수 에릭 밀러의 7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고, 모든 주자들이 홈을 향해 질주면서 다시 흐름은 애리조나 쪽으로 넘어갔다.
물론 역전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말 공격에서 마이클 콘포토의 안타, 베일리와 야스트렘스키의 볼넷으로 2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를 확보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호르헤 솔레어를 대타로 투입했는데, 애리조나의 바뀐 투수 브라이스 자비스의 2구째의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애리조나는 9회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애리조나는 9회초 모레노와 안타 등으로 만들어진 1, 3루에서 케빈 뉴먼의 달아나는 적시타, 케텔 마르테가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며 2-5까지 간격을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만회하면서 3-5로 간격을 좁혔지만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했고, 양 팀은 이번 4연전에서 각각 2승씩을 나눠가졌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