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미안하지만, 지금보다 2017년이 더 강했다.”
KIA 타이거즈가 구단 최단경기 20승을 달성했다.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13-2로 이기고 시즌 20승7패,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1993년과 2017년(28경기-20승8패)을 1경기 단축했다. KIA가 이렇게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건, 결국 타선, 선발, 불펜, 백업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KIA의 최대강점이 단점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이 과거 아귈리노 로페즈, 헥터 노에시 등 추억의 구단 특급에이스들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강력하다. 이러면서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진을 돌린다.
타선도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 이우성이나 최원준이 9번에 들어갈 정도이니 말 다했다. 불펜도 마무리 정해영을 축으로 메인 셋업맨 최지민과 전상현, 이들을 돕는 곽도규와 장현식, 이준영이 있다.
더 대단한 건 현재 KIA에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명이라는 점이다. 주요전력이 아닌 윤도현과 박민을 차치하더라도 나성범, 황대인, 임기영, 이의리까지 4명이다.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박찬호를 제외하면 장기부상자들이다. 나성범과 황대인은 아직 올 시즌을 개시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각 파트 뎁스가 워낙 좋아 티가 안 난다. 나성범과 황대인 공백은 기존 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메운다. 임기영 공백도 불펜 뎁스가 워낙 좋아 별로 티가 안 난다. 이의리 공백을 메우는 게 약간 버겁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타선과 불펜이 도우면 된다.
이렇게 팀이 잘 돌아가는데, 에이스 양현종은 정작 올 시즌보다 2017년 통합우승 시즌이 더 강했다고 털어놨다. 양현종은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개인통산 170승을 따낸 뒤 “경기 전 몸을 풀고 기사를 보는데 감독님이 내 170승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터뷰를 잘못한 듯하다. 나보다 팀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현종은 “팀 분위기가 좋다. 초반부터 야수들이 점수를 잘 뽑아준다. 힘들다는 걸 못 느낀다. 우리가 초반부터 승패마진을 이렇게 벌린 적이 없었다. 질 것 같지 않다. 구단 최소경기 20승이라는데 와 닿지는 않는다. 한 게임, 한 게임 이기자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2017년이 더 강하다고 했다. 양현종은 “2017년에는 6월부터 치고 올라갔다”라고 했다. 정확한 기억이다. 그러면 개막전부터 치고 나간 지금이 더 좋다고 보면 되지 않나. 그러나 양현종은 “지금 선수들에게 미안한데 2017년을 아직 못 따라간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막강 핵타선을 의미한다. 당시 KIA 타선은 김주찬, 이명기, 로저 버나디나, 최형우, 안치홍, 김선빈, 이범호로 이어지는 1~7번 타선이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을 가르는 의미조차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터졌다.
실제 2017년 KIA의 팀 타율은 0.302다. 반면 올 시즌 KIA의 팀 타율은 0.291이다. 팀 OPS는 2017년 0.839, 올 시즌은 0.826이다. 득점권타율은 2017년 0.324, 올해 0.313이다. 양현종의 말대로 올해 타선보다 2017년 타선이 수치만 봐도 강했다.
양현종은 “올해 방망이도 좋지만, 그땐 충격적으로 좋았다. 짜임새가 좋았다. 감독님이 7번 타자를 칠 정도면, 무게감이 장난 아니었다. 그 위의 타자들은 얼마나 잘 쳤겠나. 2017년이 좀 더 임팩트 있었다”라고 했다.
양현종의 말대로 KIA의 2017년 타선은 엄청났다. 두 자릿수 점수를 밥 먹듯 찍었다. 통합우승의 절대적인 동력이었다. 단, 2017년에는 김세현을 수혈해야 할 정도로 불펜이 강하지 않았던 반면, 올 시즌 불펜은 역대급이다. 선발진도 짜임새만 보면 올해가 헥터 노에시, 팻딘, 양현종 등이 지키던 2017년보다 강하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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