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반등?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4월 3승 ERA 3.80' 정상궤도에 올라선 안경에이스의 근거 있는 자신감 [MD부산]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투구수 106구, 6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3승(2패)째를 손에 넣었다.

전날(24일) SSG를 상대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등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롯데. 최근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고, 선발진 또한 조금씩 안정이 되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연패로 이어지는 흐름을 막아야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랐다. 부담이 없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박세웅은 토종에이스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49km 직구(40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34구)-커브(24구)-포크볼(8구)를 섞어 던지며 SSG 타선에서 맞섰고, 올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경기를 만들어냈다. 박세웅은 1회 최정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지만, 별 다른 위기 없이 SSG 타선을 묶어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선두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우익수 방면의 2루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에서 이닝을 시작하게 됐는데, 박성한-고명준-이지영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번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순항은 계속됐다. 박세웅은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지훈에게 번트 안타를 맞은 뒤 자신의 송구 실책으로 인해 다시 한번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추신수와 최정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을 모두 범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4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SSG 타선을 묶었다. 5회 이지영-최경모-최지훈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낸 박세웅은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승리 요건까지 손에 넣었다.

무실점으로 5이닝을 막아낸 박세웅의 첫 실점은 6회였다. 박세웅은 추신수를 중견수 뜬공,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그런데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유섬에게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내주면서 이날 세 번째 실점 위기에 봉착하게 됐고, 여기서 집중타를 맞았다. 박세웅은 이어 나오는 에레디아와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2실점을 기록했다. 2사 이후에 집중타를 맞으면서 실점한 것은 분명 뼈아픈 장면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여유가 있는 투구수 속에서 7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선두타자 이지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했는데, 후속타자 이지영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최지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냈으나, 추신수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결국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어떻게든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 전미르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전미르가 후속타자 최정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매듭지었고, 김원중이 아웃카운트 4개의 세이브 상황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마침내 3승째가 만들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박세웅은 "일단 팀이 이겨서 너무 좋다. 우리 팀이 또 연패로 빠지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팀이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 (7회에) 내가 깔끔하게 막고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겨줬으면, 이어 나온 투수도 부담이 없었을 것이고, 팀에 조금 더 플러스가 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쉬운 것 같다"며 승리의 기쁨과 함께 7회를 매듭짓지 못한 아쉬움 마음을 함께 드러냈다.

전날(24일) 선발이었던 이인복이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아쉬운 결과를 남기면서 불펜 소비가 컸던 만큼 이날 박세웅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이 아쉬웠지만,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세웅은 아쉬움이 큰 듯했다. 그는 "그동안 필승조들이 많이 힘든 경기도 했었고, 그럴 때일수록 선발 투수가 더 책임감을 갖고 오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7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온 것이 기쁜 마음보다 아쉬움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전미르가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전미르가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그래도 박세웅은 '루키' 전미르가 위기를 탈출하고 내려오자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세웅은 "그 어떤 불펜 투수가 올라가더라도 주자를 남겨놓고 바뀌게 되면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전)미르가 잘 막아줬기 때문에 오늘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며 "(최정의) 타구가 많이 뻗어나가는 타구였는데 좋은 수비도 좋았고, 결과까지 좋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세웅은 지난 18일 롯데가 8연패의 늪에 빠져있을 때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1자책) 투구를 펼치며 구세주 역할을 해냈고, 이번에도 팀이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박세웅은 "내가 승리를 한 다음 경기에서는 우리팀이 연승을 하는 좋은 기억이 있다. 이런 좋은 기억으로 내일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팀이 예전에도 마이너스에 있다가 반등해서 올라갔다. 그리고 다른 팀을 보더라도 마이너스하던 팀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 아직 4월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