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있는데 1802억원 연장계약…홈런공장장은 옛말, 투자 이유 증명, 4년만에 토론토 에이스 ‘우뚝’

베리오스/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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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년만에 진짜 에이스로 우뚝 섰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21년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에 ‘셀러’로 나섰다.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우완 호세 베리오스를 영입했다. 그리고 2021시즌이 끝나자마자 베리오스에게 7년 1억3100만달러(약 1802억원) 연장계약을 안겼다.

베리오스/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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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7, 한화 이글스)과의 4년 8000만달러 계약이 반환점을 돈 시기였다. 마침 류현진이 2021시즌 중반부터 극심한 기복을 보이면서, 토론토로선 미래의 에이스를 확보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토론토는 오프시즌이 되자 가장 먼저 베리오스와 연장계약을 맺은 뒤 FA 시장에서 5년 1억1000만달러에 케빈 가우스먼을 영입했다.

그렇게 토론토는 류현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장치를 마련했다. 실제 류현진은 3~4선발로 2022시즌에 들어갔다. 마침 ‘류현진 바라기’ 알렉 마노아가 급성장했다. 기쿠치 유세이도 부진했지만, 어쨌든 선발진에 가세했다.

단, 정작 베리오스가 압도적인 행보는 아니었다.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한 건 고무적인데, 2022시즌 32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5.23, 172이닝 동안 피홈런을 29개나 기록했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 33피홈런), 로비 레이(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32피홈런), 마르코 곤잘레스(당시 시애틀, 30피홈런)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최다 피홈런 4위였다. 사실상 홈런공장장이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아메리칸리그 모든 투수 중 평균자책점 꼴찌, WHIP(1.42) 꼴찌, 피안타율(0.288) 꼴찌였다. 최다이닝 18위였지만, 정작 투구의 영양가는 떨어졌다는 소리다. 2023시즌에는 2022년보다 전반적으로 좋긴 했다. 32경기서 11승12패 평균자책점 3.65였다. 그러나 작년 토론토 에이스는 가우스먼이었다.

그랬던 베리오스가 토론토 입단 4년만에 진짜 에이스로 올라섰다.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볼넷 2실점했다.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좋은 투구였다. 현장에 비가 많이 내렸고, 토론토는 1-2 강우콜드패배를 당했다. 베리오스의 완투패다. 그래도 올 시즌 6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23, 피안타율 0.202, WHIP 1.04로 커리어하이다.

베리오스는 올 시즌에도 90마일대 초반의 포심과 투심에 주무기 슬러브의 영양가가 좋다. 1회 살바도르 페레즈에게 슬러브가 가운데로 들어가면서 투런포를 맞았지만, 그 외엔 캔자스시티 타선을 압도했다. 3회 볼넷 2개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서 다시 만난 페레즈를 초구 싱커로 3루수 병살타 처리했다. 5회 카일 이스벨에게 91마일 싱커가 약간 높게 들어가면서 중월 3루타를 맞았으나 마이켈 가르시아를 슬러브로 2루 뜬공, 바비 위트 주니어를 슬러브로 유격수 땅볼로 요리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배럴타구는 작년 8.6%서 올해 7.1%로 약간 줄어들었다. 스윗스팟에 맞는 비율도 39.1%서 31.8%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하드히트 비율은 35.8%서 47.1%로 올랐다. 수비 도움도 적절히 받는다는 얘기다. 이밖에 슬러브 피안타율이 작년 0.216이었으나 올해 0.139다. 헛스윙 유도는 무려 39.7%다. 전체 35.5%를 차지하는 주무기의 위력이 확실하다.

베리오스/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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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선발진은 시즌 초반 가우스먼이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왔으나 부진한 행보다. 크리스 배싯도 기복이 있다. 역시 어깨 통증이 있는 마노아는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서도 좋지 않은 행보다. 새롭게 영입한 야리엘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적응기다. 실질적으로 베리오스와 기쿠치 유세이가 원투펀치를 이루면서 팀을 이끄는 역할이다. 토론토의 베리오스에 대한 투자가 4년만에 빛을 발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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