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척전 브랜든 상대로 승리한 삼성, 7년 만에 부활한 엘도라도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5회까지 두산 브랜든의 슬라이더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삼성 타자들이 6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양 팀 선발투수의 호투에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삼성 타자들은 우타자 바깥쪽에서 몸쪽 아래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브랜든의 커터에 계속해서 방망이가 헛돌았다. 브랜든은 지난 시즌 삼성전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90이라는 극강의 면모를 보였던 천적으로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계속해서 허공을 가르는 삼성 타자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보이며 손쉽게 경기를 이끌어가는 듯했다.
적어도 5회까지는 그랬다. 5회초 삼성은 선두타자 이성규의 안타로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헌곤이 브랜드의 커터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지만, 브랜든의 공은 배트 아래로 떨어지며 포수 미트로 빨려 들어갔다. 2회에 이어 또다시 삼진을 당한 김헌곤은 방망이를 홈플레이트에 내려치며 아쉬움을 표현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김지찬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삼성은 2사 1.2루 득점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이재현이 들어섰지만, 브랜든의 마구 같은 커터에 헛스윙하고 삼진을 당했다. 자신에게 화가 난 이재현은 한 손으로 방망이를 들고 강하게 바닥에 내려치며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성 더그아웃은 분위기가 달랐다. 승부욕에 불타 조금은 과격한 표현으로 자책한 이재현의 모습에 이병규 수석코치는 질책보다 "잘했어. 괜찮아"라며 박수치며 격려했고 동료들도 화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재현의 분노의 배트질은 삼성 선수들의 승부욕을 깨웠다.
그리고 6회초 부터 삼성 타자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선두타자 구자욱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안타 2개와 실책 1개를 묶어 4점을 뽑았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7회초에 4점을 더 뽑아내며 9-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천적 브랜든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그 의미는 더했다.
한편 시즌 개막전만 해도 삼성을 하위권 전력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삼성의 기세가 무섭다. 시즌 19승 1무 13패를 기록한 3위 삼성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왕조 부활을 알리고 있다. 신구조화가 제대로 이뤄진 삼성의 계속된 승전보에 왕조 시절 응원가였던 엘도라도가 7년 만에 부활했고 오랜만에 삼성 팬들은 가을야구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사자 군단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시즌이다
[삼진을 당한 이재현이 배트를 내려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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