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올해가 정말 중요, 美서 성공하는게 좋다"…'SD→MIA' 옛 제자 향해 염갈량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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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LG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LG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미소짓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미소짓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미국에서 잘해서 성공하는 것이 좋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5일(이하 한국시각)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잠실 라이벌 맞대결에 앞서 고우석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으며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스팅 직후 현지 언론들로부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었지만, 포스팅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이 닿게 됐고, 고우석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1억원)의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3월 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처음 빅리그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에 출전한 고우석은 1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낸 장면을 주목하며 고우석의 투구를 볼 때까지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우석은 4일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부진했다.

고우석은 7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다시 한번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지는 못했고, 11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당시 고우석은 ⅓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첫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지만,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진행된 '친정'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으나, 이재원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홈런을 허용하는 등 아쉬운 투구를 거듭했다.

LG와 경기가 끝난 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의 빅리그 로스터 합류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고우석은 지난 3월 20일 서울시리즈에 앞서 26인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 확정됐다. 당시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강등이 결정된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예상을 못하고 도전을 한 것도 아니었다. 아쉽긴 하지만, 또 준비 잘해서 올라와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5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5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고우석은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도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3실점(1자책)으로 부진했었는데,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는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도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더블A 데뷔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고우석은 두 번째 등판에서 1이닝 2실점(2자책)을 기록하더니, 세 번째 등판에서도 2이닝 2실점(1자책)에 머무르며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무실점 투구를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두 경기 연속 실점하며 아쉬운 투구를 거듭했다.

그래고 고우석은 지난달 24일부터 네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조금씩 미국 무대에 적응을 하는 것과 동시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전날(4일) 샌디에이고가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양대리그 타격왕'에 올랐던 루이스 아라에즈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고우석을 카드 중 하나로 사용하게 되면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하게 됐다.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일단 고우석은 더블A가 아닌 트리플A에서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5일 잠실 두산-LG전에 앞서 '왕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고우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됐고, 이에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사령탑은 "잘 하겠죠"라며 "올해가 정말 중요하다. 이제 정말 잘해야 한다. 올해 적응 기간이 만들어져야 내년에 승부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게 된다면, 2025시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는 고우석의 입지가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우석이 돌아오게 될 경우 LG의 뒷문은 현재보다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사령탑은 힘겹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한 만큼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거나, 만약 KBO리그로 복귀하게 되더라도 더 많은 경험들을 쌓고 돌아오는 것을 희망했다. 염경엽 감독은 "나는 돌아오면 좋다. 하지만 (오더라도) 어느 정도는 경험을 쌓고 와야한다"면서도 "나는 (고우석이) 안 오고, 미국에서 잘해서 성공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물을 마시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물을 마시고 있다./마이데일리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마이애미로 이적하게 된 것은 아쉬움이 따른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고우석에게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다. 일찍부터 시즌을 포기한 까닭에 트레이드를 단행한 마이애미가 고우석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애미에서 빅리그의 부름을 받은 뒤 탄탄한 투구를 뽐낸다면, 고우석은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다시 한번 행선지를 옮겨볼 수도 있다. 이는 지난 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후지나미 신타로(뉴욕 메츠)를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모든 것은 고우석의 성적에 달려 있다. 염경엽 감독의 응원이 닿아 고우석이 빅리그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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