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똑바로 봐야 편하다.”
KIA 타이거즈 안방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김태군(35)이 주전이라는 건 변함없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전임감독보다 한준수(25)의 비중을 조금씩 높인다. 한준수는 작년만 하더라도 주로 윤영철의 전담포수였다. 그러나 최근엔 양현종, 윌 크로우 등과도 호흡을 맞추는 빈도가 높다.
최근엔 거의 50대50으로 느껴질 정도다. 한준수의 장점은 역시 타격이다. 왼손타자인데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갖췄다. 26경기서 64타수 24안타 타율 0.375 1홈런 13타점 9득점 OPS 0.903 득점권타율 0.368.
홈런은 1개만 쳤지만, 2루타를 5방이나 날렸다. 또한, 좌타자인데 좌투수에게 타율 0.385로 강하다. 0.364의 우투수 상대 타율보다 높다. 1군에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작년에도 그랬다. 우투수에게 타율 0.242였는데 좌투수에겐 타율 0.357이었다.
비결은 다리다. 한준수는 극단적인 오픈스탠스를 취한다. 거의 투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선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국내 포수들 중에선 베테랑 이지영(SSG 랜더스)이 오픈스탠스로 유명하다. 이지영은 컨택 위주지만, 한준수는 장타력이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준수는 지난 2일 광주 KT 위즈전서 시즌 첫 홈런을 쳤다. 4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는 3안타를 날렸다. 그는 “신인 때부터 다리를 열고 쳤다. 코스를 생각하고 치는데, 나 같은 경우 투수를 똑바로 보는 게 편하다”라고 했다.
오픈스탠스는 결국 몸쪽 공략에 용이하고, 좌타자의 경우 좌투수의 공을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바깥쪽에 취약할 수 있다. 그러나 한준수는 바깥쪽 공략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 있다는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5일 광주 한화전이 취소된 뒤 “그 폼이 자기에게 맡는 것 같다. 어깨를 닫기 위해 옆으로 보는 선수도 있고, 오픈해서 앞으로 보는 선수도 있다. 준수는 다 열어놓고 치는데, 치는 순간 닫는 유형의 타자다. 본인이 자기 스타일대로 잘 맞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자에서 발 모양을 어떻게 할 것인지애 대해 캠프에서 얘기를 많이 주고 받았다”라고 했다.
지도자가 ‘나를 따르라’ 식으로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 한준수는 본인의 필요에 의해 타격 자세와 컨셉을 잡았고, 이범호 감독은 타격코치 시절에도 한준수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왔다. 감독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에게도 충분히 출전시간을 부여해 수비력 업그레이드까지 기대하는 눈치다.
KIA가 김태군을 잇는 강력한 공격형 포수, 나아가 젊은 공수겸장 포수를 배출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보인다. 한준수는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8년 1차 지명을 받았다. 당시 KIA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뒤늦게 보여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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