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선배님 칭찬해줘, 양현종 선배님 대단…” KIA 25세 좌타 포수는 사실, 방망이 없을 때 ‘훨씬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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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수/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한준수/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군 선배님이 칭찬 해준다.”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은 2023시즌 막판 김태군과 비FA 다년계약(3년 25억원)을 체결하면서, 2025년까지는 무조건 김태군이 안방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026년엔 후배들이 김태군과 주전경쟁을 대등하게 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했다.

한준수/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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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의 막이 오르자, 이 같은 프로세스의 ‘긍정적 수정’도 기대해볼 정도로 KIA 안방에 힘이 붙었다. 이범호 감독은 예상을 뒤엎고 김태군과 한준수의 활용빈도를 거의 비슷하게 가져간다. 근래 기용 빈도를 보면 50대50이었다.

일례로 한준수는 1일 광주 KT 위즈전서 양현종의 완투승을 지원한 뒤 양현종으로부터 “나는 한준수의 꼭두각시였다”라는 말을 들었다. 윌 크로우에게도 경기 후 ‘따봉’을 받던 모습이 떠오른다. 윤영철의 전담포수였던 작년과 확연히 다르다.

한준수는 기본적으로 타격에 강점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 특유의 오픈스탠스 타격이 자신에겐 확실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왼손타자인데다, 장타력을 갖췄다. 아직 홈런은 1개지만, 경험을 쌓으면 10~20홈런이 가능한 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26경기서 64타수 24안타, 타율 0.375인 건 간과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준수의 시선은 그 이상을 향해 있다. 다시 말해 방망이가 한준수의 손에 없을 때 더 바쁜 남자다. 전임감독은 지난 시즌 한준수가 경기준비를 꼼꼼하게 한다고 칭찬한 적이 있었다. 실제 한준수는 김태군이 선발 출전하는 날, 벤치에서 뭐 하느냐는 질문에 ‘경기를 본다’라고 우문현답을 했다.

경기서 뭘 보느냐고 하자, 한준수는 놀랍게도 “상대 타자를 본다”라고 했다. 이미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대략적으로 선발 출전하는 경기를 통보를 받고, 경기흐름에 따라 대타로 나가면 언제든 마스크를 쓸 수 있다. 때문에 벤치에서 상대 타자 분석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한준수도 기본적으로 KIA 투수들의 장, 단점은 파악된 상태다. 양현종과 완투승 당시 경기 전에 어떤 점을 준비했고 어떤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별 말 안 했다”라고 했다. 양현종이 몇 가지를 한준수에게 당부한 정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분석파트의 자료와 자신이 분석한 상대 타자 개개인의 컨디션, 특성을 바탕으로 경기 준비에 몰두한다는 얘기는, 한준수가 완성형 포수로 나아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범호 감독도 “준수가 수비만 좀 더 보강하면 된다”라고 했다. 기본적인 수비훈련은 꾸준히 하고 있고, 투수들을 편안하게 하는 경기운영을 연구하며, 실전서 성공과 시행착오를 하고 있으니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다.

김태군은 사실 좀 강한 스타일이다. 양현종의 170승 달성 경기 당시 밸런스가 안 좋은데 세게 던지지 않는다고 1살 형을 몰아쳤다는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후배 투수들에겐 항상 싸움닭이 돼야 한다고 격려하고, 한준수를 비롯한 후배 포수들에겐 기본적인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로서 팀 퍼스트 정신에 어긋나는 모습이 있다면,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 한준수도 작년에 김태군을 만나고 많이 혼 났을 것이다. 팀엔 그런 선수도 있어야 한다.

반면 한준수는 연차가 적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투수들을 많이 격려하고 장점을 살리는 경기운영을 한다는 평가다. 그런 한준수는 최근 김태군을 두고 웃으며 “태군 선배님이 칭찬을 많이 해준다. 화 안 낸다”라고 했다.

2024년 4월 1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기아-SSG의 경기. KIA 한준수가 선발 출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기아-SSG의 경기. KIA 한준수가 선발 출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한준수의 타격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한준수가 공수겸장, 완성형 포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앞으로 흥미로운 포인트다. 한준수는 “양현종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나. 선배님에게 맞춰서 경기를 치렀다. 크로우는 스위퍼와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다. 요즘 벤치에서 사인도 안 나온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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