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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다르빗슈 유가 1893년 이후 무려 131년 만에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작성했다. 물론 혼자서 만들어낸 기록은 아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투수들이 마련해놓은 발판을 완성시켰다.
다르빗슈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시즌 3승째를 손에 넣었다.
부상으로 인해 짧은 휴식기를 갖고 돌아온 뒤 '16승'을 수확했던 2021시즌의 폼을 되찾은 모양새다. 지난달 1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가진 부상 복귀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친 다르빗슈는 직전 등판(7일)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더니, 이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 투구는 무수히 많은 기록으로 연결됐다.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다르빗슈는 1회 시작부터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윌 스미스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2점을 등에 업은 다르빗슈는 3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맥스 먼시-앤디 파헤즈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모두 뜬공으로 요히, 3회 키케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첫 번째 삼진을 솎아내는 등 다저스 타선을 한 바퀴 상대하는 동안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다르빗슈는 4회 다시 만난 다저스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탄탄한 투구를 거듭했다. 첫 위기는 5회. 다르빗슈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삼진, 먼시를 뜬공으로 묶은 후 파헤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퍼펙트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그리고 후속타자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며 노히트 행진까지 마침표를 찍었는데, 후속타자 미겔 로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다르빗슈는 6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베츠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프리먼과 스미스를 범타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다르빗슈는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먼시와 파헤즈를 각각 커브와 스플리터로 연속 삼진 처리하며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불펜이 뒷문을 확실하게 지켜내면서, 개인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다르빗슈의 투구는 많은 기록으로 연결됐다. 일단 다르빗슈는 이 승리로 미·일 통산 199번째(니혼햄 파이터스 93승, 메이저리그 106승) 승리를 수확하게 됐다. 200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둔 상황. 게다가 다르빗슈는 지난 4월 15일 다저스전 중간부터 이날까지 18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에 기록한 자신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됐다. 다음 등판에서 이닝을 더 쌓을 경우 개인 연속 무실점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게 된다.
일본 '산케이스 스포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지난 투구부터 투구폼을 바꿨다. 직전 등판에서는 어색함이 있었는데, 오늘은 전체적으로 일관적인 투구폼이 나왔다. 힘을 들이지 않고도 구속이 잘 나왔다. 오타니는 어제(12일)부터 허리가 좀 아프다고 말했는데, 설마 안 나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며 미·일 통산 200승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생각하면 못 이기거나 힘들어질 수 있다. 오늘을 잊고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르빗슈의 투구로 샌디에이고는 지난 1893년 이후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작성했다. 기록의 시작은 딜런 시즈부터. 시즈는 지난 9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1피안타 3사사구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11일 마이클 킹이 다저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전날(12일) 맷 왈드론이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을 마크, 이날 다르빗슈가 7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미국 '엘라이어스'에 따르면 시즈와 킹, 왈드론, 다르빗슈까지 선발 투수가 연속해서 5이닝 이상을 투구하는 동안 2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것은 1893년 이후 무려 131년 만에 탄생한 첫 번째 기록이었다.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샌디에이고는 3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에 마이크 쉴트 감독은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일관성이 있는 승리의 방정식은 선발 투수가 우리에게 이길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하지만 이날 샌디에이고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김하성이 4회말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가 던진 94.4마일(약 151.9km)의 강속구에 손목을 맞은 까닭. 김하성은 사구 이후 주루 플레이를 이어갔으나, 5회초 수비에 앞서 타일러 웨이드와 교체됐다. 다행히 경기 직후 X-레이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시간이 흐르면서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부기가 있는 만큼 14일 경기 출전을 확신할 수는 없어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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