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가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아쉬움을 제대로 털어냈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을 경신하고 최다 이닝을 소화, 최다 탈삼진 경기를 펼쳤다.
사사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 치바의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106구, 3피안타 2사사구 1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도미넌트스타트(8이닝 1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었던 사사키는 올해도 여전히 빅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어쨌든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시아 투수이기 때문. 사사키는 지난달 7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30일 다시 만난 오릭스전까지 4경기 연속 7이닝 투구를 소화했다. 해당 4경기에서 사사키는 3승 1패를 기록했는데, 1패 또한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투구 내용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 사사키는 유독 니혼햄을 상대로는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 3월 31일 시즌 첫 번째 등판에서 사사키는 95구나 뿌렸지만, 5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직전 등판은 올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사실 사사키의 커리어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사사키는 5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23구를 던졌는데, 8피안타(1피홈런) 5볼넷 4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당시 에스콘필드에는 7개 구단의 스카우트 12명이 사사키를 보기 위해 방문했는데, 사사키는 개인 최다 실점(5실점) 타이, 한 경기 최다 볼넷으로 허덕였다. 그 결과 직전 등판 전까지 1.64에 불과했던 평균자책점은 무려 2.56까지 대폭 치솟았다. 이러한 가운데 사사키가 다시 한번 니혼햄을 상대로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또다시 니혼햄을 상대로 승리와 연이 닿지 못했지만, 앞선 투구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사사키의 스타트는 완벽했다. 1회 선두타자 앤드류 스티븐슨을 3구 만에 삼진 처리한 뒤 마츠모토 고를 유격수 땅볼, 군지 유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는 이날과 올 시즌 최고 구속인 162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등 니혼햄의 중심 타선을 꽁꽁 묶어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3회에는 한 개의 볼넷을 허용했으나,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순항했다. 그리고 4회초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노히트'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첫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4회말 공격에서 한 점의 지원을 등에 업은 사사키는 5회,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니혼햄 타선을 요리하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6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삼자범퇴를 마크했는데, 가장 아쉬운 장면은 7회였지만, 반대로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사사키는 선두타자 군지에게 유격수 방면에 안타를 내준 후 아리엘 마르티네즈에게 6구째 직구를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아 2, 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사사키는 호소카와 료헤이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한 숨을 돌렸다.
첫 실점을 기록했으나,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사사키는 이어지는 1사 2루에서 만나미 츄세이를 투수 땅볼로 잡았다. 이후 타미야 유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으나, 카미카와바타 다이고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매듭지었다. 7회가 종료된 시점에서 투구수 98구를 기록한 사사키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사사키의 8회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떨어졌지만, 두 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등 다시 한번 무결점 이닝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사사키의 8이닝 12탈삼진 1실점의 역투 속에서도 치바롯데는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니혼햄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 두 경기 연속해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치바롯데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치바롯데, 사사키에게도 수확이 많은 경기였다. 최근 160km를 넘어서지 못했던 구속을 회복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요소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160km 이상의 볼이 무려 12개나 나왔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았던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사사키는 경기가 끝난 뒤 "전체적으로 좋은 폼으로 던져졌고, 변화구도 좋은 코스로 갔다. 감각이 좋았다"며 "팀으로서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리벤지는 실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드를 지켜내지는 못했으나, 어쨌든 상대 팀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고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이날 투구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사사키는 이날 올 시즌 최고 구속을 경신, 최다 이닝과 최다 탈삼진 경기를 펼치며 퍼시픽리그 탈삼진 공동 1위로 올라섰고, 투수 '트리플크라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