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국제 보너스풀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동안의 일본인 천재 투수가 야구 규범을 뒤흔들 준비가 됐다"며 사사키 로키가 2024시즌 일정이 끝난 뒤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도전장을 내민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테현에 위치한 오후나토 고교에 재학할 때부터 150km 중·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사사키. 큰 기대 속에 201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 마린스의 선택을 받았다. 일본 구단과 계약을 맺지 않고 곧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사사키의 선택은 일본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갈고닦은 뒤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것이었다.
사사키는 데뷔 첫 시즌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않았다. 고교시절 많은 공을 뿌렸고, 엄청난 구속을 자랑했던 만큼 치바롯데는 사사키가 프로 무대에 걸맞은 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만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으나, 사사키는 매일 1군 빈치에 앉아 선배들이 어떻게 플레이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지켜보며 경험치를 쌓았고, 지난 2021년 마침내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가능성을 드러냈다.
2022시즌은 '압권' 그 자체였다. 사사키는 시즌 세 번째 등판이었던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27개의 아웃카운트 중 19개가 삼진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뽐냈고, 직후 등판에서도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도 8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전세계 야구계 사상 전례가 없는 두 경기 연속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뻔했다. 물집 부상과 체력 문제로 사사키는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전세계적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사사키는 2022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에 승선했고, 자신의 아버지의 기일에 국가대표로 첫 승리를 손에 넣는 등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52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15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런데 2023시즌이 끝나고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밝히면서, 치바롯데와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7억 달러(약 9534억원),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3억 2500만 달러(약 442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손에 넣자, 사사키의 마음도 요동치기 시작했던 것.
이에 사사키는 치바롯데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전했으나, 물집과 내복사근 파열 등으로 인해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할 리 만무했다. 특히 25세 미만의 선수는 '포스팅'이 아닌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어야 하는 만큼, 금액적으로도 득이 크지 않은 치바롯데의 고민은 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사키와 치바롯데는 2024시즌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사사키는 치바롯데가 아닌 '사비'로 스프링캠프를 치러야 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래도 우려하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사키와 치바롯데는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연봉 협상을 매듭지었고, 차질 없이 시즌을 준비, 시즌을 치러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시점에서 사사키의 올 시즌 성적은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 중. 지난해보다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경향이 있지만,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올 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사사키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차세대 스타가 오고 있다.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 일본 야구 스타들은 일찍 집을 떠나면 안 되는데, 사사키는 몇 가지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무기들을 지닌 사사키는 가능한 한 빨리 메이저리그에 합류할 예정"이라며 "사사키는 너무나 열심히 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팀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열망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일본 선수들보다 일찍 미국으로 떠나도록 추진함으로써 전통을 피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사사키가 향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것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그런데 매체는 올 시즌이 끝나고 미국 무대로 향할 것을 확신했다.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이러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여러 고위 관계자와 스카우트, 에이전트들과 대화에서 공통된 것이 있었다. 사사키와 치바롯데가 이를 확인해 주지는 않겠지만, 메이저리그 팀들은 사사키가 국제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훨씬 전인 이번 오프시즌 포스팅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25세가 되기 전 치바롯데를 떠난다면, 미국에 도착했을 때 제한된 계약금과 연봉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치바롯데도 재정적인 보상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오타니 쇼헤이만 25세 이전에 일본을 떠났다. 하지만 선수들과 메이저리그 팀들은 의무적인 기다림을 점점 용납하기 어려워하고 있다"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과 고위 관계자들은 사사키가 올 시즌이 끝난 뒤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국제 보너스풀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차례 구단과 갈등을 겪을 만큼 빅리그 입성 의욕이 강한 사사키는 마음의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8시즌을 뛰었고, 현재는 치바롯데 마린스에 소속돼 있는 그레고리 폴랑코도 "사사키는 매일 메이저리그에 대해 물어본다. 그는 미국에 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사키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린다면, 30개 구단 모든 팀들이 경쟁에 뛰어들 것이 확실한 상황. 오타니가 구단들로부터 PPT 어필을 받았던 것처럼 사사키 또한 엄청난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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