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ECB, 2016년 3월 이후 기준금리 첫 인하
증권가 "미국 9월 인하 전망 분위기 무르익어"
[마이데일리 = 황상욱 기자] 캐나다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8년여 만에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불씨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준과 주요국 중앙은행간 금리정책의 탈동조화가 시작되기는 했으나 미국 역시 금리인하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대세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4.50%에서 4.25%로 0.25%p(포인트) 인하했다. 2016년 3월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ECB는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9개월간 금리를 동결한 이후에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해 9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2.5%p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보다 하루 전인 5일(현지시간)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금리를 낮췄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00%에서 4.75%로 0.25% 인하했다. 이전에는 11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잇다. BOC는 이날 통화정책성명문을 통해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위원회는 통화정책이 더 이상 이 정도로 제약적일 필요는 없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2%의 목표치를 향해 계속 움직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증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올 들어 스위스, 스웨덴, 브라질 등도 금리를 잇달아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움직임에 집중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대로 ECB와 캐나다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사실상 글로벌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적 통화정책기조로 선회했다"면서 "하반기 ECB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공산도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박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9월 미 연준의 25bp 금리인하 확률과 동결 확률이 각각 56.9%, 30.2%로 나타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리인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분석했다.
ISM제조업 지수 부진에 이은 고용지표의 둔화 흐름 등이 9월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물가 둔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ECB 및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행보 역시 미 연준의 정책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대신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도 "ECB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는 미국 연준(Fed)과의 금리 격차 문제 역시 결국 미국도 올해 중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을 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유효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신증권은 ECB가 2024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75%, 2025년 연말까지는 2.75%까지 인하할 것으로, 또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4년 연말에 5.00%(상한 기준), 2025년 연말에는 4.00%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주요 국가가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으나 우리에겐 간접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신영증권 조용구 애널리스트는 "유로존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ECB의 6월 금리 인하에도 한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10월로 본다"며 "한국은행의 결정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보다 선제적 인하에 따른 환율과 증시 등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만큼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풀이했다.
황상욱 기자 e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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