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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극과 극이었다. 다음 경기 내용에 따라 불펜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SSG 랜더스 '단기 대체 외국인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의 이야기다. 시라카와는 지난달 22일 SSG와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신설된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KBO리그 무대를 밟은 첫 번째 사례가 됐다.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좌측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를 대체할 선수로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활약하던 시라카와를 선택했다.
시라카와는 지난달 31일 취업비자를 발급받았고 6월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시라카와의 첫 번째 프로 무대 경기였다.
초반은 불안했다. 긴장한 탓에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며 1회와 2회 스스로 위기를 자처했다. 하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긴장이 풀리는 모습을 보였다. 5회까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데뷔전을 마쳤다.
첫 경기를 무사히 마친 시라카와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에 다시 한번 등판했다. 하지만 또다른 분위기에 긴장했던 탓일까. 1⅓이닝 7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키움전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나왔다.
시라카와는 오는 13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다시 한번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KBO리그 데뷔 후 첫 번째 홈 경기 등판이다. 이날 경기에서 시라카와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로 쭉 던질지 아니면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환할지 여부다.
이숭용 SSG 감독은 11일 KIA전을 앞두고 "시라카와가 13일 던지는데 시라카와를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다. 부산에서 제가 우려했던 대로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다 보니 많이 긴장했더라. 그런 부분을 극복해야 한다"며 "시라카와가 던질 때는 불펜을 조금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적인 부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 시절 경기 수가 적다 보니 선발 등판 후 긴 시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선발 등판하곤 했다. 하지만 KBO리그 무대에서는 5일 휴식 후 경기에 나서야 하며 때때로 주 2회 등판도 해야 한다.
이숭용 감독은 "목요일에 던지는 것을 봐서 여러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잘 던지는 것이 가장 좋다"며 "독립 리그에서는 경기 수가 많지 않아서 10일 로테이션으로 들어갔다고 알고 있다. 근데 지금은 5일 간격으로 들어가고 있으니 체력적인 부분도 조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경우의 수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라카와가 롯데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 사령탑은 "불펜 전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보통 경험이 많은 외국인 선수들도 환경과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걸림돌인데, 어린 친구가 와서 적응하기에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여러 가지로 시라카와에게 맞는 것이 뭔지를 찾아줘야 한다. 있는 동안 같이 잘 해봐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맞는 부분을 찾아주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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