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분노에 KBO가 응답했다. 이제부터 비디오판독을 통해 2루와 3루에서의 ‘길막 수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KBO는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명백한 아웃타이밍이 아니라면, 수비수가 베이스 근처에서 주자의 주로를 몸으로 막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주루방해로 선언하기로 했다.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면 비디오판독도 가능하게 했다.
지난 4일 창원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서 큰 논란이 있었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9회초 1사 1루. 1루 주자 이유찬이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손이 2루 커버를 들어온 NC 유격수 김주원의 왼 발에 걸렸다. 김주원의 왼발은 베이스를 막고 있었다.
이용혁 2루심은 김주원의 주루방해를 선언, 이유찬의 도루 성공을 인정했다. 정확한 판정이었다. 그러나 전일수 구심이 주루방해를 인지하지 못한 채 NC 벤치의 비디오판독 신청을 받아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이용혁 2루심은 제대로 판정해놓고 버젓이 전일수 구심 옆에서 헤드셋을 끼고 비디오판독센터의 판독을 기다렸다.
이제까지 주루방해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18일부터 4일 창원 NC-두산전과 같은 풍경이 자연스러워진다. 경기 도중 길막 행위에 대한 비디오판독센터의 해석을 요구하는 시대가 열렸다. 당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길막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주루방해 선언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2루 및 3루 접전 상황서 야수들은 주자의 주로를 피해 태그를 시도해야 한다. NC 강인권 감독은 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자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태그를 시도하는 것에 익숙한 야수들이 하루아침에 자세를 바꿔 자연스럽게 수비에 임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길막 수비가 주루방해로 적극적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열리면 더욱 공격적인 주루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수비수는 베이스를 열어둔 채 수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자들로선 설령 아웃 타이밍이라고 해도 절묘한 슬라이딩 기술을 동반하면 세이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야구의 대세는 공격적 주루를 권장한다. 메이저리그가 인플레이 상황을 많이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각종 규정을 바꾼 이유다. 공격적 주루가 나와야 좀 더 야구가 익사이팅 해진다고 봤다.
타자들은 주루는 유리해졌지만, 내야수들이라면 2루와 3루를 열어놓고 주자를 태그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듯하다. 슬라이딩하는 주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수비하는 습관을 고쳐야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 어쨌든 KBO의 이런 변화는 공격적 주루를 더욱 권장하고, 주루를 잘 하는 팀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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