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우성/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과 2년전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KIA 타이거즈 대기만성 스타 이우성(31)이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 베스트12에 등극했다. KBO의 17일 발표에 따르면, 이우성은 나눔올스타 1루수로 올스타전에 선발 출전한다. 팬투표 103만2051표를 받았고, 선수들에게도 85표를 받았다. 총점 30.30점으로 오스틴 딘(LG 트윈스, 28.87점)을 제쳤다.
이우성/KIA 타이거즈
물론 드림올스타 1루수 데이비드 맥키넌(삼성 라이온즈, 34.17점)이 이우성보다 총점이 높다. 팬 투표보다 전문성이 높은 선수단 투표에서도 85표로 142표의 오스틴에게 밀렸다. 드림올스타로 범위를 넓히면 문상철(KT 위즈)과 맥키넌은 각각 115표, 95표를 받았다.
독보적인 리그 최고 1루수라고 보긴 어렵지만, 올스타전 선발 1루수는 이젠 이우성이 리그를 대표하는 1루수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우성이 그대로 외야에서 경합을 벌였다면 올스타전 참가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여전히 1루 수비의 디테일에서 최고의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1루를 믿고 맡겨도 될 정도로 수비력이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한다. 작년 가을 마무리캠프에서 1루수와 외야수를 병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선수로서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높아졌다. 결정적으로 올 시즌 타격 성적이 66경기서 243타수 79안타 타율 0.325 8홈런 42타점 44득점 6도루 출루율 0.398 장타율 0.469 OPS 0.867, 득점권타율 0.329.
이범호 감독은 최근 수도권 9연전 기간에 이우성의 타격이 팀에서 가장 꾸준하다고 칭찬했다. 실제 이우성은 시즌 내내 3할대 고타율을 유지한다. 꾸준히 3할2~3푼에서 올라가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 이범호 감독조차 “못 친 것 같은데 2안타 쳤다”라고 했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은 이우성에게 ‘레XX’라는 별명을 붙였다. “레XX가 좋다”라고 했다. 과거 대우에서 내놓은 자동차 브랜드. 광고 카피문구가 ‘소리 없이 강하다’였다.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선빈 등 개성 넘치면서 임팩트 강한 타자들 사이에서, 이우성은 묵묵히 제 몫을 다한다. 중심타선에 들어가도 되고, 중심타선을 돕는 6~7번 타순도 괜찮다. 사실 이범호 감독 초기구상에 이우성은 9번 타자였다.
나성범이 없을 땐 우익수로, 나성범이 돌아오니 1루수로 나갔다. 외야와 1루를 병행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이우성의 타격은 지난 1~2년간 확실히 달라졌다. 주전 확보가 어려웠던 2022년과, 주전으로 자리잡고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지금은 타석에서의 표정부터 달라졌다.
이우성/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약 103만표를 받은 선수에게, 더 이상 소리 없이 강하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다. 이런 활약을 시즌 내내 이어가면 1루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들어가는 건 충분하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 하나, 둘 현실로 바뀌고 있다. 이우성이 생애 첫 올스타12 선발을 통해 야구인생을 또 한번 꽃피웠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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