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국제 스포츠 단체들의 중국에 대한 머리 조아림이 지나치다. 중국을 위해서, 중국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로지 중국 눈치만 볼 뿐이다. 그러니 중국은 스포츠에서도 갈수록 오만해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계 아마추어 스포츠의 절대강자. 올림픽에 관한 전권을 가진다. 미국프로농구협회(NBA)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프로 스포츠 가운데 하나.
그런 IOC가 7월24일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유타 주 정부에 ‘세계반도핑기구’의 중국 선수들에 대한 조사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파리올림픽 개막 직전에 결정된 유타 솔트레이크 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권을 뺏겠다는 것. 미국은 하루 만에 올림픽을 잃게 생겼다. NBA는 중국의 인권을 비판한 선수를 리그에서 내쫓아 버렸다. 모두 방송중계권 등 중국시장에서 버는 돈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도핑 양성반응 선수들을 봐준 IOC
4월 미국 뉴욕타임즈의 보도. “세계반도핑기구가 도쿄올림픽 7개월 전에 실시한 검사에서 중국 수영선수 23명이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IOC는 중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막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중국의 도쿄올림픽 수영선수 거의 절반이 양성 반응자. 결국 이들이 금메달 3개 등 여러 개 메달을 땄다. 그 가운데 11명이 파리올림픽에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핑기구는 “수영선수들이 우연히 그 물질이 포함된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섭취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이 변명을 실오라기 의심도 없이 받아들였다. 회장은 “중국의 결정을 평가하는 데 있어 어떤 편견·부당 개입·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했다. “올림픽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감독하는 최고 권한을 가진” IOC는 진상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세계 수영계는 들끓었다. 중국의 경쟁상대인 미국 선수들과 정부는 IOC와 중국 등에 분노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딴 마이클 펠프스는 도핑 관용이 올림픽을 끝장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든 것이 그냥 넘어가고 있다. 말이 안 된다.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평생 출전금지를 해야 한다. 이 상황을 더 방치하면 올림픽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의회는 청문회를 열었다. 연방범죄수사국(FBI)은 수사에 들어갔다. 7월에도 미국언론들은 IOC가 세계반도핑기구를 적극 방어하며 중국의 악행을 변호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IOC가 반격했다. 미국이 올림픽을 열고 싶다면 중국의 도핑 행태에 대한 불평을 거둬들이라는 것. 입 다물고 FBI 수사나 중단케 하라는 뜻이다. IOC는 “유타와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반도핑기구의 권위를 ‘존중’하는 약정서에 서명하는 대가로 올림픽을 솔트레이크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수영계가 아무리 아우성쳐도 IOC의 힘에 미국 올림픽위원회 등은 벌써 굴복했다. 올림픽 유치에 목을 매 중국의 도핑 행위는 눈 감겠다고 약속했던 것. IOC는 이미 미국의 목을 옥죄는 무기를 가졌기에 서슴없이 위협한 것이다.
도핑 파문 당사자인 중국이 거들었다. 국영 매체는 IOC의 경고를 “승리”라며 “미국 조사기관은 이중 잣대와 불균형으로 악명 높다. 중국에게 더 그렇다.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사람들을 국제사회가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 꼴이다.
IOC는 2014년 중국의 국영방송과 평창과 파리 등 4번의 올림픽 중계권 계약을 5억5,000만 달러에 맺었다. 파리올림픽이 끝난 뒤 다시 협상을 할 것이다. 더 많은 돈을 받으려면 중국을 기분 나쁘게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NBA도 마찬가지다.
■중국 인권을 비판한 선수를 쫓아낸 NBA
튀르키에 출신의 에네스 칸터 프리덤은 NBA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 모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다 입국을 거부당했다. 결국 미국에 귀화했다. 성을 자유(Freedom)로 바꿨다.
그러나 중국 신장 위구르 사람들의 인권을 옹호하다 11년 NBA 경력은 2022년 끝이 났다. 보스턴 셀틱스가 마지막 구단. 중국과 나이키를 비판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성까지 바꾸며 언론자유를 염원했으나 그 자유 때문에 농구를 잃고 말았다.
프리덤은 7월 미국언론 회견에서 “위구르 무슬림 박해와 공산주의 경찰국가에서 위구르 노예노동을 통해 얻는 나이키의 수입을 말하기 전까지는 인권활동이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튀르키에 독재자 에르도안에 반대할 때는 NBA 위원장과 모든 선수들, 내가 뛰었던 모든 구단이 밀어주었다. 중국의 인권침해 비판을 시작하자 모든 지지가 멈췄다. 300만 명의 위구르 무슬림들이 수용소에서 매일 고문 등을 당하고 있다. 동료들은 ‘너를 사랑한다. 지지한다. 그러나 드러내고 말할 수 없다. 신발과 광고 계약이 있다. 새로운 계약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당신의 가족이 그 수용소에 있다면, 매일 고문 등을 당하고 있다면 여전히 돈과 사업을 도덕·가치·원칙보다 우선시하겠느냐’고 물었다. 대부분은 그대로 돌아섰다.
‘흑인의 삶이 고통’이라는 시위가 한창 중일 때다. 모든 동료들이 ‘미국은 쓰레기야. 끔찍해. 세계 최악의 나라야. 이사를 가고 싶어’라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시즌이 끝나면 일등석 비행기 표를 사주겠다. 북한·이란·중국에 가보자. 미국을 쓰레기라 부르는 것은 그만두고...그곳 정부를 비판해 보라. 그러면 당신과 가족들이 감옥에 갇혀 고문당할 것이다’.”
NBA는 선수·감독들이 미국 국기·국가를 거부하는 정치 행동이나 미국의 인권·민권 비판 등 정치 발언을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리올림픽에서 뛰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와 스티브 커 감독이 대표 격. 그러나 이들 모두 중국에는 꼼짝 못한다. 한마디도 못한다. 돈에 굴복한다.
NBA는 중국에서만 연간 50억 달러를 번다. 별개로, 많은 구단주·선수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구단주 40여 명이 중국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러니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프리덤을 쫓아내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국제올림픽위원회나 미국프로농구협회 모두 스포츠 정신과 정의는 없다. 도핑이든 인권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돈의 노예가 된 위선자들이다. 중국의 오만함을 그들이 부추기고 있다. 그런 IOC가 정치이념이 지배하는 갈팡질팡, 엉망진창 파리올림픽을 만들고 있다.
손태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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