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한국이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이루었다.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박상원(이상 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한국시간 1일 새벽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헝가리와의 결승전에서 45-41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에 이어 남자 사브르 역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사브르 종목이 제외됐다.
이날 한국이 우승하게 된 결정적인 장면은 맏형 구본길 대신 도경동을 투입한 것이었다. 한국은 이날 7라운드 구본길(35) 자리에 과감하게 도경동(24)을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30-29 한 점차 리드를 잡고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맏형 대신 경기에 나선 도경동은 크리스티안 랍을 상대로 연속 5점을 뽑아내며 사실상 우승의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대회 내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도경동이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특급 조커’노릇을 톡특히 해냈다.
하늘같은 선배 구본길을 구한 도경동은 같은 고교 선후배 출신이었다. 11살 차이기 때문에 같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대구의 펜싱 명문고인 오성고 선후배이다. 오성고는 1970년에 펜싱부를 창단했다. 장장 5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에 출전, 32강전에서 탈락한 하태규(34)도 오성고 출신이다. 구본길과는 동기동창이다. 구본길은 2012년 런던올림픽서 오성고 선배인 오은석과 함께 사브르 단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던 오상욱(27)은 단체전까지 석권, 대한민국 뿐 아니라 아시아 최초로 펜싱 2관왕에 올랐다. 단체전 또 다른 금메달의 주인공인 박상원(23)과 오상욱도 고교 선후배이다. 대전 송촌고 출신이다.
결승전 첫 주자 나선 박상원이 먼저 5점을 선취한 후 선배 오상욱에게 바통을 넘겨주었다. 오상욱도 랍을 상대로 2-2, 3-3, 4-4 동점을 이어가다 찌르기로 5-4 승리를 이어갔다. 송촌고 선후배인 박상원과 오상욱이 한국팀의 금메달에 초반 초석을 다진 것이었다.
남녀 공학인 송촌고는 2002년 4월, 사브르 팀을 창단했다. 첫해는 부진했지만 이듬해부터 전국 명문고로 우뚝섰다.
파리=심혜진 기자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