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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애물단지 소리를 이제 듣지 않을까. 블레이크 스넬(3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생애 첫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스넬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11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3패)을 노히노런을 통해 신고했다.
스넬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한차례씩 수상한 좌완투수다. 2023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 위너가 된 뒤 FA 시장에 나갔다.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달러(약 844억원) FA 계약을 뒤늦게 체결했다.
물론 스넬에겐 올 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대형계약과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자 반전이 일어났다. 샌프란시스코 입장에서 그 금액조차 아깝다는 말이 나올 법한 행보를 펼쳤기 때문이다.
스넬은 전반기에만 왼쪽 내전근 부상과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마운드를 떠난 시간이 길었다. 전반기 8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6.31에 머물렀다. 아무리 등판 횟수가 적었다고 해도 1승도 따내지 못한 건 충격 그 자체였다. 미국 언론들은 전반기가 끝나자 일제히 올 시즌 최악의 선수로 스넬을 지목했다.
그런 스넬은 사실 7월부터 반전을 준비해왔다. 희한하게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7월 4경기서 평균자책점 0.75를 찍었다. 24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30탈삼진 7볼넷 2실점했다. 작년 사이영 모드를 완벽하게 회복했다.
결국 8월의 첫 등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생애 첫 노히트 게임을 펼쳤다. MLB.com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투수의 노히트노런은 2015년 6월10일 크리스 헤스턴이 뉴욕 메츠전서 달성한 뒤 9년2개월만이었다. 구단 통산 18번째.
신시내티 레즈가 노히트노런의 제물이 된 건 2019년 5월8일 이후 5년3개월만이었다. 당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소속의 마이크 파이어스가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나오는 기록이지만, 그래도 절대 쉽게 나올 수 없는 대기록이다.
스넬은 1회부터 96~97마일대 포심패스트볼과 80마일대 초반의 커브를 섞어 신시내티 타선을 압도했다. 2회 2사에서 제이머 켄델라리오에게 볼넷을 허용, 이날 첫 피출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TJ 프리델을 81.9마일 커브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회는 세 타자 모두 삼진.
스넬은 5회에만 볼넷 2개를 허용했으나 스튜어트 페어차일드를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그 사이 타선은 1회 2점을 선취한데 이어 7회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좌중월 솔로포로 스넬을 지원했다. 이후 9회까지 97마일대 포심을 꽂았다. 2사 후 엘리 데 라 크루즈를 초구 97.8마일 포심으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한 뒤 환호했다.
만약 그 공간에 이정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불의의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친 이정후로선 구단 역사를 장식하는 한 페이지를 함께할 기회를 놓쳤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어깨 부상을 당한 5월13일 홈 경기 상대도 이날처럼 신시내티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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