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FA를 앞두고 있으니까…”
한화 이글스 유격수 하주석(30)은 지난 몇 년간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 경기 도중 주심의 볼 판정에 격분해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동댕이 치고 발차기를 하는 등 프로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눈총을 산 적도 있었다. 음주운전에 적발돼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2023시즌에는 2년 후배 이도윤에게 주전 유격수를 빼앗기기도 했다. 전임감독은 하주석이 음주운전 징계를 마치고 복귀했으나 이도윤의 수비 안정감, 좋은 공수밸런스를 높게 평가해 하주석을 백업으로 기용했다.
김경문 감독이 지난 6월 부임했다. 유격수에 하주석과 이도윤을 번갈아 기용했다. 간판 3루수 노시환이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어깨 부상으로 결장하자 하주석을 3루수로 쓰기도 했다. 이렇듯 하주석은 주전과 백업, 유격수와 3루수까지 오가며 팀이 원하는 역할을 소화했다.
근래 김경문 감독은 하주석의 주전 유격수 기용 빈도가 높다. 하주석의 타격감이 좋기 때문이다. 일단 하주석을 기용하고 경기후반 이도윤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주석은 실제 최근 10경기서 27타수 13안타 타율 0.481 1홈런 6타점 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성적이 많이 올랐다. 43경기서 타율 0.286 1홈런 10타점 8득점 OPS 0.726 득점권타율 0.368이다. 예년에 비해 볼륨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애버리지는 3할을 육박한다. 규정타석 진입이 쉽지 않지만, 흐름은 좋다.
하주석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아직 나이도 서른살에 불과하다. 공수겸장 유격수의 FA 가치는 분명히 높다는 게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앞으로 하주석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을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잘할 때 됐죠. 본인도 많이 가슴앓이를 하면서 이렇게 연습하는 거 보니까, 연습을 진지하게 한다. 경기에 못 나가도 표시 없이 열심히 따라오고 있더라고요”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하주석의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모습에 내심 크게 마음에 든 모양이다. “뭐 또 나가서 자기가 뜻하는대로 잘 안 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연습할 때 그 마음을 또 담아서 하더라. 그러면서 좋은 모습을 갖고 오는 것이다”라고 했다.
FA로이드도 기대했다. 김경문 감독은 웃으며 “FA를 앞두고 있으니까. 이왕이면 여태까지 고생한 친구가 좀 더 잘하면 좋겠다. 지금도 주석이가 보이지 않게, 굉장히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는 편이예요”라고 했다.
대전=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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