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5일 서한 발송 앞서 각사 홈페이지에 공개
주주 불만에 설득 나선 두산 3사 대표 "비즈니스 밸류업 위한 사업구조 개편"
"주주 이익·회사 성장 동시 추구"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성사를 위해 두산 계열 3사 대표들이 주주 설득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것에 대해 주주 설득에 나선 것으로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4일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각 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대표들은 서한에서 각 사의 사업 환경과 시장 트렌드, 경쟁사 동향, 미래 전망 등을 놓고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달성하려는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발전 분야의 세계적 호황으로 전례없는 사업기회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두산밥캣 분할 등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지면 생기게 되는 1조원 수준의 투자여력을 원전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서한에서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UAE, 사우디,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되며 향후 5년 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에 대해서도 "최근 AI를 위한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 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현재 계획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어서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분할 비율과 관련해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따라서 재상장 시점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두산밥캣은 주력 사업영역인 건설, 조경, 농업, 물류 분야의 소형장비 사업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이번 사업재편 추진의 배경임을 밝혔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무인화·자동화를 위해 당사를 비롯한 선도 업체들은 특히 로보틱스회사들과의 협력 또는 인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해 오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양사는 주식교환 완료 이후 신속히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운영될 것으로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의 북미 영업 시너지를 통해 사업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과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류 대표는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 대표는 "회사 가치는 과거와 현재 실적 외에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한 것으로 최근 3년 간 매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 3사 대표들은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하고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고 공통된 입장을 전했다. 3사는 임시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가 확보되는 5일 주주서한 발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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