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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한국 배드민턴에 2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민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한다.
대한체육회는 5일 밤(한국시간) "안세영이 현지시간으로 6일 오전 열리는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불참 사유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사에 따른 불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인터뷰는 혼합 복식 은메달을 딴 김원호-정나은만 진행된다.
한국 선수단 내 메달리스트들은 대회 일정이 종료되면 코리아하우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리고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4일에는 남녀 양궁 사브르 대표팀, 유도 대표팀, 사격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소감과 함께 응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부상 등 특별한 사유만 없다면 메달리스트들은 대회 일정을 마친 이튿날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안세영은 인터뷰에 불참하고 6일 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7일 오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을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식 금메달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의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복식까지 포함하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후 16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그러나 안세영은 금메달 시상식 뒤 기쁨을 잠시 누르고 충격 발언을 남겼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상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밝혔다. 그는 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건 나을 수 없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은 실망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불만이 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 "짧게 말하자면 수정 선생님(한수정 트레이너)이 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눈치도 많이 보시고 힘든 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 미안함이 크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협회와)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이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협회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부상 직후)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참으며 경기를 했고, 지난해 말 다시 검진해보니 상태가 더 안 좋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참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옆에서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협회에 대한 실망감을 지울 수가 없다. (실망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면서 "배드민턴의 발전을 위해, 기록을 위해 계속 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팀을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뛸 수 없다는 건 선수에게 야박한 결과"라면서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 (배드민턴) 협회가 모든 걸 다 막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한국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는데 금메달이 하나 밖에 나오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돌아봐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날렸다.
이후 SNS에도 자신의 의견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안세영은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된다"며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 되고 관리되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고 싶었다.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는 어른들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호소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발언에 대한 해명이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안세영이 한국에 도착하면 면담을 통해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프랑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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