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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단체전 첫 판을 손쉽게 이겼다. 이제 8강이다.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신유빈(20·대한항공), 이은혜(29·대한항공)로 구성된 여자 탁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브루나 다카하시, 지울리아 다카하시, 브루나 알렉산드르로 꾸려진 브라질과 16강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8강에 진출했다. 6일 오후 10시 8강전에서 스웨덴-홍콩전 승자와 격돌한다.
한국 여자 탁구는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이 종목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16년 만의 메달 도전이다.
특히 혼성 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신유빈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남녀 단·복식에서 모두 메달을 딴 김택수(54), 현정화(55)에 이어 한국 탁구 선수로는 32년 만에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다.
올림픽 단체전은 '복식-단식-단식' 순으로 진행된다.
첫 복식 경기서 신유빈과 전지희 조가 먼저 나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알렉산드르와 지울리아 다카하시를 꺾었다.
1게임에서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3득점을 선취하며 압도했다. 7-3에서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게임 포인트를 만든 신유빈-전지희 조는 손쉽게 1게임을 따냈다. 2게임도 압도했다. 11-5로 끝냈다. 3게임으로 경기를 일찌감치 끝냈다. 신유빈의 강력한 스매싱으로 8-4로 달아났다. 9-8까지 쫓겼지만 신유빈의 백핸드로 첫 복식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 단식 경기서는 이은혜와 브루나 다카하시와 맞대결이 펼쳐졌다. 1게임서 이은혜는 3점을 먼저 선취하며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다카하시의 반격이 거셌다. 강력하면서도 빠른 포핸드와 백핸드를 앞세워 이은혜를 흔들었다. 6-6에서 연속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한 뒤 좀처럼 이은혜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주도권을 뺏겼다.
2게임서 엣지에 맞고 행운의 선취점을 얻은 이은혜는 강력한 스매싱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자 다카하시가 당황한 듯 범실을 기록했다. 5-0까지 달아났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이은혜는 9-5에서 다카하시의 범실로 게임포인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3실점을 하자 오광헌 감독이 작전 타임을 불렀다. 11-10에서 강력한 스매싱으로 2게임을 가져왔다. 3게임도 잡은 이은혜는 4게임 중반까지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다시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5게임 승부로 이어졌다. 다카하시의 플레이는 강력했다. 다양한 공격을 선보이며 이은혜를 당황시켰다. 2-8까지 벌어졌다. 이은혜의 득점과 상대 범실로 두 점 따라갔지만 결국 단식 첫 경기를 패했다.
경기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 전지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3회전 단식서 지올리가 다카하시와 대결했다. 1게임을 11-7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전지희의 기세는 더욱 올랐다. 2게임을 11-4로 잡은 뒤 3게임은 11-2 압승을 거뒀다.
4회전 단식 경기는 이은혜와 알렉산드르의 대결이었다. 이은혜는 2회전의 아쉬움을 지우고자 했다. 1게임을 11-8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2게임도 11-5로 잡으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은혜는 3게임에서 경기를 끝냈다. 4-1로 앞서 나가자 브라질팀이 작전 타임을 불렀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은혜의 득점 행진이 이어졌다. 게임 막판 알렉산드르의 추격적이 시작됐다. 9-3에서 9-6까지 쫓아왔다. 이번에는 한국 팀이 타임을 요청했다. 흐름을 끊은 이은혜는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특히 지난달 27일 탁구 경기 시작 이후 혼합복식 동메달, 여자단식 첫 4강에 오르며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10경기를 소화한 신유빈을 아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승리였다. 첫 복식 경기를 이긴 신유빈은 언니들의 득점 때마다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8강전을 앞두고 언니들 덕분에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신유빈은 "언니들과 함께 있으니 좀 덜 외로운 것 같고, 같이 싸우러 가는 느낌이 들어 든든하다"며 미소지었다.
쉬지 않고 10경기를 소화한 터라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에 부치는 부분이 있었을 텐데도 신유빈은 더욱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이렇게 큰 대회에서 정말 많은 경기를 했다. 오늘까지 11경기를 했는데 너무 영광인 것 같고 또 이런 기회에 없는 만큼 지금 이 기회를 정말 감사히 받아들이고 한 경기 한 경기 다시 모든 것을 갈아넣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나선 전지희는 "첫 번째 올림픽도 떨렸는데 오늘도 떨렸다"고 말한 뒤 "유빈이 경기도 보고 혼합복식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낀 것도 많았다"고 했다.
또 "(신)유빈이가 컨디션이 너무 좋기 때문에 나도 같이 잘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에서 걱정이 많아졌다"면서 "유빈이에게 오늘 좀 봐달라고, 내가 좀 못 쳐도 화내지 말라고 장난을 쳤다"며 미소 지었다. 전지희는 "단식 때보다 컨디션이 올라왔지만 단체전인 만큼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각오를 보였다.
올림픽 무대 데뷔전을 치른 이은혜는 "처음에 좀 긴장했지만 4게임 때는 뒤에서 감독님과 지희 언니, 유빈이가 계속 말해줘서 편안하게, 고비를 잘 넘긴 것 같다"며 "어제 2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과를 생각하면 부담이 될 것같아 그냥 한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우승에 대한 열망은 모두 같다. 전지희는 "내일 오후 3시 경기더라. 잘 준비하고 잘 싸울 수 있도록 컨디션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신유빈이은 "포디움 같이 올라가야죠. 해야죠!"라고 씩씩하게 이야기했다. 전지희는 "유빈이 믿어요"라고 화답했다.
인터뷰 막바지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찍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신유빈이 "회장님 생일 축하드려요!"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8월 5일은 유 회장의 42번째 생일이었다. 선수들은 승리로 생일 선물을 안겼다. 유 회장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이고 선수들과 함께 떠났다.
파리(프랑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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