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타를 안 쳐도 된다? 출루도 의미 있다.
KIA 타이거즈 ‘광주 몬스터’ 김도영(21)은 6일 광주 KT 위즈전서 변함없이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 1타수 무안타에 볼넷만 3개를 골라냈다. 김도영이 한 경기에 볼넷 3개를 골라낸 건 2023년 6월1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개인통산 두 번째다.
김도영은 올 시즌 81차례 삼진을 당하는 동안 사사구 56개를 골라냈다. 자신이 그린 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들어오면 과감하게 배트를 내는 스타일이다. ABS 시대다. 볼을 잘 골라내는 타자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는 시즌인 건 맞다. 그렇다고 해도 김도영과 인내심은 뭔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김도영은 이날 KT 사이드암 고영표에게 두 차례, 우완 김민에게 한 차례씩 볼넷을 골라냈다. 사실 1회에는 풀카운트서 고영표의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확 빠졌다. 그러나 3회 풀카운트서 골라낸 몸쪽 커브는 꽤 난이도가 있었다. ABS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난 공이었다.
결과적으로 김도영은 안타를 못 쳤지만, 세 차례나 출루했다. 1회에는 후속 최형우의 중월 3루타로 득점을 올렸다. 충분히 팀에 기여했다. 김도영은 최근 10경기서 타율 0.316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해도 매일 안타를 1~2개 이상 치는 건 꽤 어렵다.
천하의 김도영이라고 해도 144경기 내내 최상의 타격 컨디션을 갖추고 경기에 임할 순 없다. 이미 스탯을 떠나 타격감이 안 좋은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헌 시즌에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뛰어보는 게 처음이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체력이 떨어진 건 분명하다고 했다. 김도영이 괴물이긴 해도 사람이다.
때문에 타자가 컨디션과 무방하게 꾸준히 팀에 공헌하기 위해선 선구안이 중요하다. 볼을 잘 골라내는 타자가 결국 애버리지와 출루율 관리도 잘 된다. 김도영은 올 시즌 볼삼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출루율 0.419로 리그 4위다. 워낙 잘 쳐서 4할대 출루율을 마크 중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김도영이 앞으로 매 시즌 올해처럼 친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볼넷을 많이 얻어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을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최근 김도영의 40-40 가능성을 낙관하지 않았다. “상대의 견제”를 이유로 들었다. 점점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하지 않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대를 풍미한 거물타자 이승엽, 양준혁 등도 결국 볼넷으로 슬럼프를 탈출했고, 상대 견제를 극복했다. 잘 치는 것만큼 잘 참는 것도 중요하다. 김도영도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4할대 출루율은 정말 쉽지 않다. 김도영과 뗄 수 없는 이종범도 1994년(0.452), 1996년(0.425), 1997년(0.428), 2001년(0.401) 등 커리어 네 차례에 불과했다. 네 시즌 모두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다. 김도영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6일 광주 KT전서의 침착한 모습을 보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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