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천주영 기자] 유종인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그대를 바라는 일이 언덕이 되었다’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유종인 시인이 ‘숲 선생’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자 문학동네시인선 215번으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무심을 거쳐 무아를 엿보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담긴 시와 함께 “글을 조기처럼 낚아 말리”(‘장인’)듯 글쓰기와 생활이 겹쳐진 시인의 삶이 드러나는 시들이 엮여 있어 사람과 삶을 향한 시인의 진지한 애정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준다.
유종인 시인은 시집 ‘그대를 바라는 일이 언덕이 되었다’를 통해 깨끗한 화선지에 한 폭의 수묵화를 그리듯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여백 위에 시어들을 흘려놓았다. 그는 시어들로 여백을 빽빽하게 채우지 않고 빈 공간을 남겨둠으로써 시어의 그윽한 향을 더욱 배가시킨다.
이번 시집은 심훈문학상 수상자인 최형심 시인이 발문을 맡았는데 최 시인은 ‘세상을 전복할 힘이 없는 무력하고 미미해 보이는 존재들’에게 “붓다가 그 위에 앉아 처음 번뇌의 시동을 걸었다는 초록 보료가 다름 아닌 이끼였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이끼로 대표되는 힘없는 이들이 실상은 초월적인 존재와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고 평했다. 또 “삶과 죽음이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하나의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는 유종인 시인의 시각은 에밀리 디킨슨의 대표작에 비견될 수 있다고 보았다.
유종인 시인은 “깃든 ‘말라가는 뿌리를 감싸’(「이끼 반야(般若)」)주는 다정함과 시어들에서 풍겨나오는 ‘심심하고 담담한 내음’이 이 땅의 모든 ‘미물’(「조무래기들」)들에게 전에 느끼지 못한 깊고 아늑한 위로와 평안을 선사하기를 기대해본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종인 시인은 1996년 ‘문예중앙’ 신인상을 수상하고 지훈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미술평론이 당선되며 장르를 넘나드는 유연한 글쓰기를 보여왔다.
천주영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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