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9개 증권사, 9만계좌·6300억원 거래 취소
금감원, 증권사-투자자 간 자율 조정 추진
삼성증권, 지난 4·5월에도 ‘전산장애’ 발생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미국 주식 주간거래(데이터마켓) 체결 취소 통보 사태로 국내 투자자 9만개 계좌에서 63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와 투자자 간 자율 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근본적인 사태의 책임이 미국 거래소에 있는 만큼 증권사가 적극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보상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 주간거래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체결 취소 통보로 취소된 거래금액은 총 6300억원이다. 국내에서 주간거래를 중개 중인 증권사는 19개사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이 있다.
이들은 블루오션과 계약을 체결해 미국 주식시장의 시간 이외 거래(한국시간 오전9시~오후5시)에 대해 주간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국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제도란 일정한 거래원칙에 따라 매매체결 기능을 수행하는 정규거래소 외 다양한 형태의 증권거래시스템을 통칭하며 현재 국내에서 거래를 수행하는 ATS는 블루오션이 유일하다.
블루오션은 검은 월요일이었던 5일 글로벌 증시 폭락과 함께 주문이 몰리자 거래체결시스템이 셧다운 됐다며 오후 2시45분 이후 체결된 모든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시아 투자자가 주 고객인 블루오션의 거래시스템이 주문량 폭증으로 처리한도를 초과해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블루오션은 6일 휴장 후 7일 29개 ETF 종목에 대해서만 거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또 “블루오션은 현재 시스템 보완작업을 진행 중으로 이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공지했지만 추가 종목의 거래 재개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현지 브로커 및 블루오션의 확인을 거쳐 취소된 거래를 선별하고 투자자별 증거금을 재계산하는 등 계좌를 원상 복귀한 후 주문접수를 재개했다. 소요된 시간이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어 주문접수 재개 시점도 회사마다 차이가 났다.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5일 미국 정규장 개장 시각인 오후 10시 30분 전까지 결제 취소 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해 손해를 본 투자자가 발생했다. 6일 자정 삼성증권 종목 토론방에는 “글 하나 띄워 사과하면 끝이냐? 고객피해 다 보상해라, 돈 다 뺀다 제대로 후속조치 없으면. 뭔 양아치도 아니고 뒷골목 도박상이냐? ”라는 비판글이 올라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4월에는 4시간 동안 평가손익추이 조회가 되지 않았다. 삼성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엠팝(mPOP)에는 ‘성과평가내역 생성이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알림창만 표시됐다. 5월에는 MTS,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모두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접속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계좌 잔고 확인이 불가능하고 매수·매도 등 종목 매매가 20분간 불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지 대체거래시스템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일방적 거래취소로 국내 증권사의 귀책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감원은 증권사와 투자자 간 자율 조정을 우선 추진하는 등 투자자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7일 15시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109건이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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