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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같은 스피드라면 발라조빅이 더 위력적이지 않을까"
두산 베어스 조던 발라조빅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4피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1패)째를 손에 넣었다.
발라조빅은 두산이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총액 25만 달러(약 3억 4000만원)를 투자해 영입한 자원.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해 18경기(24⅓이닝)에 등판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44로 많은 경험을 쌓지 못했으나,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38경기(83선발)에 나서 29승 28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40을 남기며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발라조빅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 156km의 강속구. 게다가 130km 중반의 커브와, 140km 초반의 슬라이더, 140km 중반의 포크볼까지 모든 구종을 '위닝샷'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위가 뛰어난 편. 발라조빅은 시즌 첫 등판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데뷔전에서 4⅔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1실점(1자책)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으나, 두 번째 등판에서는 LG를 상대로 2이닝 6실점(6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우천으로 정식경기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 행운일 정도였다.
호된 신고식을 치른 발라조빅은 세 번째 등판부터 제 기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발라조빅은 지난달 26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6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4실점(4자책)을 기록했고, 지난 1일 KIA 타이거전에서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전날(7일)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앞세워 8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다시 만난 LG를 상대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발라조빅은 1회 경기 시작부터 홍창기에게 볼넷, 신민재에게 안타를 맞는 등 포수 김기연의 포일로 인해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발라조빅은 후속타자 오스틴 딘을 삼진 처리한 뒤 문보경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꾼 뒤 오지환까지 얼어붙게 만들며 1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안정을 찾은 발라조빅은 2회 김현수를 151km 직구, 박동원을 138km 슬라이더, 박해민에게는 133km 커브를 위닝샷으로 던져 'KKK' 이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3회 또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LG 타선을 묶어내며 순항했다.
발라조빅은 4회에도 LG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한 뒤 5회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등판을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 발라조빅은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두타자 구본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신민재와 문보경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까지 아웃카운트가 1개 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승엽 감독은 발라조빅에게 이닝을 매듭지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나, 오지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결국 5⅔이닝 만에 교체됐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적중했다. 발라조빅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병헌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은 것. 발라조빅은 이병헌의 도움을 받으며 5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시즌 2승째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 감독은 "발라조빅이 경기를 치를수록 선발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홈에서 첫 승리를 거둔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칭찬, 양의지는 "니퍼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처음에 왔을 때 '저런 투수를 어떻게 데려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 플렉센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승엽 감독은 8일 잠실 LG전에 앞서 발라조빅에 대한 질문에 "어제 90구까지는 괜찮았다. 볼의 위력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제구력도 생각보다 좋은 투수인 것 같다. 스태미너만 조금 더 보충되고 매 경기 6이닝씩만 던져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하이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커브도 똑같은 궤적과 각도로 쳤을 때 다른 선수들보다 3~4km 이상은 빠른 것 같다. 130km대 커브, 슬라이더도 빠르고, 체인지업도 140km 중반까지 나오기 때문에 컨디션이 나쁜게 아니라면 쉽게 공략당할 투수는 아니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노게임이 선언된 LG전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사령탑의 설명. 이승엽 감독은 "지난번 LG전에서 2이닝 6실점을 했던 것이 발라조빅에게 큰 공부가 된 것 같다"며 지금은 두산 유니폼을 벗은 알칸타라와 비교하는 질문에 "알칸타라와 같은 스피드라면 발라조빅의 공이 조금 더 위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알칸타라는 구종 노출이 조금 빠른 투수라 제구가 좋지 않으면 타이밍이 맞을 때가 많다"며 "특히 (와일드한 투구폼이) 우타자 입장에서는 약간 들리는 편이라 위협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O리그에 입성했을 때보다는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지만, 아직 90구 시점부터는 힘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순서상이라면 발라조빅은 다음주 화요일과 일요일까지 주2회 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승엽 감독은 "주2회 던질 때 투구수 관리를 어떻게 해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와 주중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은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제러드 영(우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허경민(3루수)-전민재(유격수)-이유찬(좌익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전날(7일) 타구에 무릎을 맞은 김재호가 제외됐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호는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오늘 움직이는 것이 100%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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