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거금 예치금 이자로 514억6000만원 챙겨
공모주 미배정 투자자는 이틀 뒤 원금만 회수
증권사 고객에게 청약 수수료 별도로 받아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 initial public offering) 시장이 흥행에 성공하며 증권사가 증거금 예치금 이자로만 500억원이 넘는 돈을 번 것으로 밝혀졌다. 청약 수수료 외 고객의 돈으로 번 돈인 만큼 투자자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9일 SBS Biz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국내 증권사 29곳의 청약증거금 예치 이자는 514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청약증거금을 납입 받고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해 다시 환불하기 전까지 이틀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받은 돈이다.
지난 2022년 상반기와 하반기 100억원을 넘지 못했던 이자는 2023년 상반기 160억원대, 하반기 480억 원대로 증가했고 올해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과 2022년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권금융 예치 금리가 높아졌고 작년 대비 청약 증거금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 하나증권이 86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청약증거금 이자를 타갔다. NH투자증권 80억원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70억원 안팎의 이자를 수령해 그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의 자금에서 나온 돈인 만큼 이를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사는 청약 수수료 수익을 따로 받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돈인 청약 증거금으로 발생한 이자 수익은 투자자들에 돌려주는 게 맞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앞서 지난 2013년 감사원도 청약증거금 예치 이자에 대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청약 과정서 몰리는 투자자를 감당하기 위한 인프라 처리와 유지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아 투자자 환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 들어 키움증권, 교보증권 등이 청약 수수료를 인상했고 전체 증권사의 상반기 청약 수수료 수입은 279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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