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지 계약유통 대신 직판으로 수익성 제고, 공급 안정성 높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직판 성장 기대해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기업이 현지 의약품 직판 체계를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SK바이오팜 등 제약·바이오기업이 해외 시장에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형식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제약·바이오기업이 해외 진출 시 현지 영업사와 계약해 의약품을 유통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직판으로 판관비 감소와 이윤 극대화 등 수익성을 제고하고, 공급 안정성도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셀트리온은 국내 바이오기업 중 가장 먼저 직판에 뛰어들어 현재 세계 110여개국에 직판망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램시마’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플라이마’ 등이 대표적이다. 유플라이마는 이달부터 미국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에서 구매할 수 있어 공급 채널 확대를 기반으로 제품 처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2017년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신제품을 직판하고 있다. 2022년에는 미국 법인 셀트리온 USA 지분을 인수하며 직판망을 구축했다. 앞서 미국에 선보인 유플라이마에 이어 짐펜트라도 이른 시일 내에 미국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의 직판 체계가 안정화되고 주요국 내 입찰 성공이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 시장 점유율 성장은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독일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 희귀혈액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 직판을 시작했다. 에피스클리는 솔리리스(성분 에쿨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다. 현지 영업법인을 구축해 직판을 담당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에피스클리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 허가, 직판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에피스클리는 희귀질환자 대상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에 직판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제품이다”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에피클리스의 판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직판 체계를 갖추고 있는 국내 제약사도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자체 개발 혁신 신약을 직접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제약사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직판 체계 영업으로 미국 내 매출총이익률이 90%대 중반에 달하는 높은 수익성을 담보 받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2020년 미국에서 하가 받은 이후 16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일반신경의나 전문간호사 중심으로 처방 저변을 확대하고 세일즈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 세노바메이트 성장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세노바메이트 전신 발작으로 적응증 확장, 소아·청소년까지 연령 확대 등으로 매출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신약을 직접 판매할 때만 가능한 90% 중반의 매출총이익율과 고정비 레버리지로 빠른 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