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전)미르는 올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전미르의 시즌 아웃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미르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무대에서 '이도류'로 활약했던 만큼 롯데 입단 직후 마무리캠프에서도 타석과 마운드에서 모두 훈련을 이어갔다. 하지만 롯데는 타자 전미르보다는 투수에 조금 더 뛰어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 방망이를 잠시 내려두고 마운드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시범경기에서 '주무기' 파워커브를 바탕으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던 전미르는 꿈에 그리던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는데 성공했고, 3월 4경기에서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4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중순부터 본격 필승조의 중책을 맡기 시작했다. 물론 경험이 많지 않은 '루키'인 만큼 경기 운영적인 면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불펜이 무너진 가운데 전미르의 존재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하지만 타이트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피로도가 결국 전미르의 발목을 잡았다. 6월 일정이 시작된 후 첫 등판부터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이닝 2실점(2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기더니, 7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4.40으로 부진했고, 결국 휴식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특히 당시 팔꿈치에 통증도 안고 있었던 만큼 검진을 받아본 결과 피로도가 많이 쌓여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랜 공백기를 가진 전미르는 당초 7월 중순부터 2군에서 복귀를 위한 빌드업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긴 휴식에도 불구하고 팔꿈치에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좀처럼 공을 잡지 못했고, 지난 9일에서야 드디어 20m 거리에서 그물망에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롯데 관계자는 "전미르가 팔꿈치 주사 치료를 받았고, 오늘(9일) 20m의 거리에서 망에 공을 던지는 연습을 시작했다. 현재 팔꿈치에 통증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롯데 관계자는 전미르의 '시즌아웃'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해 일정이 끝나기 전 1군 무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3일 사령탑의 브리핑은 조금 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의 훈련 단계를 보면 확장엔트리 시점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때도 모르겠다. 본인은 계속 팔꿈치에 자극이 있다고 한다"며 "(전)미르는 올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자신감이 너무 떨어진 느낌이 있다. 괜찮았다면 벌써 준비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2군으로 내려가기 전에 너무 자신감이 떨어져서 내려갔다"며 "마운드에서 호흡을 제대로 못 할 때도 있더라"고 말했다. 결국 복귀를 위해 공을 잡았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고, 재활 속도도 좋지 않은 만큼 사령탑은 올 시즌 구상에서 전미르의 이름을 잠시 내려놓은 듯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소식이 전혀 없진 않다. 지난 6월 2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술을 마셔 많은 지탄과 함께 30경기 출장정지, 사회봉사 40시간의 징계를 받았던 나균안이 복귀를 위해 시동을 건다. 14일 징계가 모두 끝나는 나균안은 2군에서 하프피칭을 시작으로 본격 담금질의 과정을 밟는다.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의 복귀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으나 "이제 하프피칭에 들어간다. 다만 팔 상태가 100%는 아닌 것 같다. 일단 불펜 피칭을 보고 어떤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현재 47승 3무 55패 승률 0.461로 리그 8위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포스트시즌과는 거리가 먼 성적이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것처럼 5위와 격차는 3.5경기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막판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전미르의 복귀가 불투명하고, 2군에서 플러스가 될 만한 전력이 크지 않지만, 지금까지도 난관을 잘 헤쳐왔다. 과연 롯데가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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