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작심 발언 이후 침묵을 지키던 안세영(22·삼성생명)이 다시 한번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혼합 복식 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한 선수가 됐다.
금메달 획득의 기쁨도 잠시 경기가 끝난 뒤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해 충격 폭로를 했다. 안세영은 "나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나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 부상을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은 실망을 했다"고 작심 발언을 날렸다.
안세영은 관례적으로 하는 코리아하우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안세영은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고 또 한 번 추가 폭로했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협회의 대기 지시라고 말했다.
귀국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상의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낀 뒤 떠났다. 배드민턴협회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10페이지 분량의 공식 성명서에는 안세영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결론적으로 협회의 입장은 "무리한 대회 출전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세영은 8일 SNS를 통해 "저의 이야기로 많은 분을 놀라게 해드려 마음이 무겁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버리게 됐다. 제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날 SNS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계속해서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매 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는 협회 관게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를 촉구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향해선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 기울여주셨으면 한다.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나간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작심 발언으로 인해 낳은 파장에 대해서는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 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