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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이닝이 사라졌다.
게럿 크로셰(25,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했다. 투구수는 55개.
크로셰의 행보가 희한하다. 5이닝 이상 던진 게 7월1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7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7월7일 마이애미 말린스전(4이닝), 7월1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2이닝), 7월2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4이닝), 7월2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3이닝), 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4이닝), 10일 시카고 컵스전(2⅓이닝)에 이어 이날까지 7경기 연속 5이닝 미만 투구다.
정확히 얘기하면, 현지기준 7월부터 4이닝 초과 근무가 단 한 경기도 없었다. 예외 없이 최대 4이닝으로 제한했다. 이날도 휴스턴 타선을 압도하며 55개의 공으로 9탈삼진을 뽑아냈지만, 역시 5회에 마운드에 올라오지 않았다.
이날까지 최근 7경기의 투구수는 93구-28구-74구-64구-77구-67구-55구다. 당연히 선발투수가 4이닝 넘게 던지지 않았으니 선발승은 없다. 여전히 시즌 6승(9패 평균자책점 3.61)이다. 그러나 화이트삭스와 크로셰에게 자신과 팀의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올 시즌 이후 리빌딩, 그리고 크로셰의 가치 보존 및 성공적 트레이드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이미 화이트삭스는 파이어세일을 통해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대부분 주축을 팔아치웠다. 올 시즌을 마치면 크로셰와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마저 타 구단에 넘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지 않고선 화이트삭스가 이렇게 의도적으로 크로셰를 선발 4이닝으로 기용할 이유가 없다. 풀타임 선발을 처음으로 맡으면서 불펜으로 뛴 지난 세 시즌의 합계 이닝을 넘어선 상황, 이미 외부에서 불거진 과부하 및 부상 재발 의혹을 떨쳐내기 위해선 철저한 이닝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크로셰의 자존심을 꺾지 않기 위해 선발등판은 지속적으로 한다.
그러면 당장 화이트삭스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가는 팬들은 무슨 의미로 야구를 볼까. 화이트삭스 팬들은 에이스가 아무리 잘 던져도 4이닝만에 내려가는 모습을, 눈 앞의 야구에 대한 가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구단을 어떻게 생각할까.
크로셰는 생각도 안 할 것이다. 심지어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에 트레이드로 자신을 데려갈 팀에(심지어 트레이드가 확정도 안 됐는데)“연장계약 안 해주면 포스트시즌 안 뛰어”라고 했다. 팀도 에이스도 정상적이지 않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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