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도영이가 보여주는 것과 성범이가 보여주는 건, 체감상 좀 다르다.”
이제 KIA 타이거즈에 김도영(21)은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이변이 없는 한 정규시즌 MVP는 확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팀에서 김도영의 무게감과 최형우, 나성범의 무게감은 체감상 좀 다르다.
이범호 감독이 최근 나성범에게 “성범아 편하게 쳐라. 네가 못 치면 진다”라고 한 게 큰 화제가 됐다. 나성범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책임감을 주는, 엄청난 한 마디였다. 이범호 감독은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말 그대로 그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최형우가 내복사근 부상으로 빠진 지금, KIA 라인업에서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못 치면 KIA는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형우가 없으니 나성범이 해결해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이다. 물론 김도영이 숱하게 팀을 구해내고 있지만, 여전히 최형우와 나성범의 무게감은 선수들이 갖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고참들이 해내서 경기를 이기는 게, 도영이 같은 젊은 선수들이 해서 이기느 것과 좀 무게감이 다르다. 고참들이 중요할 때 딱 해주면 팀이 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 어느 팀이든 그렇다”라고 했다.
사실 그렇다. 고참들이 야구를 잘 하면 그 팀은 일반적으로 잘 굴러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의 경우라면 덕아웃 케미스트리를 장담 못하는 게 현실이다. 김도영이 아무리 야구를 잘 하더라도 팀에선 막내급이다. 김도영이 그라운드 밖에서까지 KIA를 이끌고 갈수는 없다. 그런 역할을 고참들이 하는데, 그들이 야구까지 잘하면 팀이 잘 나갈 수밖에 없다. KBO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시리즈 우승팀 대부분 고참들이 중요할 때 제 몫을 했고, 팀을 움직였다.
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치고, 고참들이 뒤에서 받쳐주고, 이렇게 해서 이기는 게 제일 좋겠지만 중요한 건 중심이 못 쳐주면 어려운 경기로 간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나성범의 결승 투런포가 나온 KIA의 16일 잠실 LG 트윈스전 역전승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나아가 KIA에는 1군엔트리에 없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는 최고참 최형우가 있다. ‘타격장인’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정신적 지주로서 맹활약(?) 중이다. 최형우는 내복사근 통증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19일 재검진을 받고, 결과에 따라 재활 프로세스가 선명하게 나온다.
그런 최형우는 경기 전 회복훈련을 소화하고, 경기가 시작되면 덕아웃에선 있을 수 없고 라커룸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다. 그리고 경기 도중 덕아웃에 들르는 선수들을 격려한다는 후문이다. 최형우도 김도영도 최형우의 존재감이 남다르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최고참이 원정을 와서 같이 다니면서 선수들하고 얘기를 하고,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라커룸에 에어컨이 있으니까. 선수들이 한번씩 들어간다. 형우가 못 친 타자에게 ‘야 괜찮아. 뭐 그거 하나로 그러냐’라고 하면 힘을 얻어서 다음 타석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잘 맞은 타자들에겐 ‘야, 그것 좋았어’ 이러지 않을까”라고 했다.
지금 최형우는 선수들에겐, 이범호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아, 우리 뒤에(라커룸에) 큰 형이 하나 있어’다. 자신들이 조금만 힘을 내면, 큰 형이 돌아오면 팀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야구를 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최형우의 지금 정확한 기분까지는 알지 못했다. 슬쩍 웃더니 “내가 현역일 때 다쳐도 감독님들이 그런 건(1군 동행) 안 해주셔서. 저는 그 정도의 영향력은 없지 않나. 형우 정도의 영형력은 없었다고 판단한다”라고 했다. 취재진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잠실=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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