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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친 줄 알았던 공이 헛스윙이 된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오타니의 최근 타격감은 바닥을 찍고 있었다. 18일 경기 전까지 오타니의 8월 성적은 10안타 10타점 타율 0.164 OPS 0.671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그나마의 위안거리가 있었다면, 10개의 안타 중 5개가 홈런이었다는 점. 덕분에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5명 밖에 없는 40홈런-40도루 클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전히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 구단 최초의 업적과 함께 40-40클럽까지 2홈런과 3도루만 남겨두게 됐다. 오타니는 1회초 경기 시작과 동시에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한 뒤 2루 베이스를 훔치는데 성공했다. 시즌 36호 도루. 그리고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다저스에 선취점을 안겼다.
두 번째 타석에서 오타니는 안드레 팔란테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1루 베이스를 밟았고, 이번에도 도루를 통해 2루에 안착했다. 시즌 38도루.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 '한 방'이 터졌다. 부진 속에서도 홈런 생산 만큼은 멈추지 않고 있던 오타니는 팔란테를 상대로 1B-1S에서 3구째 너클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놓치지 않았다.
오타니가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11.9마일(약 180.1km)의 빨랫줄 같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일본인 역대 최초, 현역 선수 17번째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게 됐고, 다저스로 이적한 뒤 8번째 1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생산하면서 '최다' 기록을 손에 넣게 됐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는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은데 홈런을 친 소감에 대해 말해달라'는 물음에 "치기 좋은 코스로 오는 변화구였고, 결과적으로 홈런이 돼줘서 다행"이라면서도 "다른 타석에서도 좋은 퀄리티의 타구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타니가 이같이 말한 이유는 8월 성적이 너무나도 심각한 까닭이다.
오타니는 1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11안타 타율 0.172에 불과하다. 그중 홈런이 6개라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멀티히트를 기록한 경기는 2게임에 불과하다. 오타니는 최근 부진의 이유에 대해 "100% 내 움직임이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스윙이라고 할까. 자세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격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어떤 구종이라도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칠 수 있는 공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친 줄 알았던 공이 헛스윙이 되거나, 파울이 되는 등 상태가 썩 좋진 않다"고 냉정하게 자신의 상태를 돌아봤다.
오타니는 지금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되돌리기 위해 여러가지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경기 전의 준비(루틴)은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며 "안 좋을 때는 좋은 그림이 안 그려지는 느낌이다. 움직임에 렉이 많다. 친 줄 알았던 타구가 약간의 어긋남으로 컨택이 되지 않고, 좋은 타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 달 좋은 타구를 쳐도 결과적으로 아웃이 되는 타석도 많다. 좋은 타구가 좋은 결과가 될지, 안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내 기술이 올바른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래도 전구단 상대 홈런 기록을 만들어내고 40-40클럽에 가까워진 것은 분명 기쁜 일이다. 오타니는 도루에 대해 "자신이 있을 때만 했다. 높은 확률로 세이프가 될 때는 뛰고 있다. 반대로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40-40클럽에 대한 물음에 "지금 근소하게 홈런 선두에 있지만, 2위와 근소한 차이다. 좋은 단계에서 승리를 쌓고, 가급적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9월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은 그게 더 중요하다. 어떤 투수가 와도 좋은 퀄리티의 타석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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