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레알 마드리드, 19일 마요르카와 무승부
음바페 침묵, 숙제와 가능성 공존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슈퍼스타'가 팀에 합류한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말 그대로 팀의 전력을 끌어올려 주고, 승리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스타가 온다고 무조건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슈퍼스타가 기존 멤버들과 조화를 잘 이루는 게 또 다른 숙제로 떠오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무적함대' 레알 마드리드(레알)가 '슈퍼스타 숙제'에 빠져들었다.
레알은 새로운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15일(이하 한국 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품에 안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아탈란타에 2-0 완승을 거뒀다. 승리만큼 의미 있는 게 바로 음바페의 득점이다. 프리시즌을 건너뛴 음바페가 레알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첫 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음바페의 득점을 더해 레알이 아탈란타를 2-0으로 제압하고 UEFA 슈퍼컵을 차지했다.
나흘 뒤. 레알은 2024-2025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1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이강인의 전 소속팀인 레알 마요르카와 원정 경기를 치렀다. 많은 사람들이 레알의 낙승을 예상했다. 라리가 디펜딩 챔피언인 레알이 마요르카를 꺾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분위기가 달랐고, 레알은 이기지 못했다.
이날 레알은 4-3-3 전형으로 기본을 짰다. 음바페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를 좌우 윙포워드로 내세웠다. 지난 시즌 섀도 스트라이커 위치에 자주 섰던 벨링엄은 왼쪽으로 좀 처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4-3-3과 4-4-2, 4-2-3-1을 번갈아 가는 전형 탄력도를 보였다.
전반 13분 호드리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8분 베다트 무리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1-1 동점 상황을 맞았다. 이후 적극적으로 공세를 폈지만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요르카의 저항에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나흘 전 아탈란타를 압도했던 경기력에 못 미쳤다.
전체적인 전형이 왼쪽으로 많이 쏠렸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했다. 기본적으로 공격의 방향과 키는 비니시우스가 잡았다. 왼쪽을 중심으로 움직인 비니시우스가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공격을 풀었다. 원톱 음바페와 오른쪽 윙포워드 호드리구, 그리고 2선 공격을 지원하는 벨링엄까지 지나치게 왼쪽으로 많이 몰렸다. 임무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왼쪽으로 쏠리는 공격 패턴이 간파 당했고, 마무리 실패로 이어졌다.
'음바페 원톱'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15일 아탈란타와 경기와 다르게 이날 마요르카를 상대로 공격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파고드는 음바페가 왠지 모르게 좀 조용하게 느껴졌다. 템포 드리블을 주로 구사하는 비니시우스가 공격을 자주 시도해 특유의 스피드를 살리기 어려웠고, 후방에서 치고 들어오는 벨링엄과 동선 겹침도 엿보였다. 아직 완벽한 호흡을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좋은 공격 조합도 여러 차례 만들었다. 하지만 '왼쪽 쏠림'과 함께 음바페의 스피드를 십분 살리지 못하는 공격은 마요르카의 방어벽을 뚫기에 2% 모자랐다. 레알의 새로운 '판타스틱 4'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음바페-비니시우스 주니오르-호드리구-벨링엄이 다소 어색한 조합을 보이며 라리가 1라운드 승리를 합작하지 못했다.
당연히 속단은 금물이다. 슈퍼스타의 합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영향력 발휘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리가 개막전 승리 실패로 혹평 일색이지만, 멋진 호흡과 경기력을 보이면 단숨에 '판타스틱4'라는 찬사고 나올지도 모른다. 여전히 팬들은 레알이 새롭게 구축한 '판타스틱4'의 화끈한 공격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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