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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4년 또는 5년 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맞대결에 유격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김하성은 첫 번째 타석에서 콜로라도 선발 브래들리 블레이락을 상대로 2B-2S에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보다 조금 높게 형성된 94.9마일(약 152.7km)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주릭슨 프로파 타석에서 끊임없이 2루 도루를 시도했던 김하성은 프로파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루이스 아라에즈가 타석에 들어서자 한차례 견제구를 받았다.
이때 김하성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1루로 귀루했는데, 오른손으로 베이스를 짚음과 동시에 어깨를 부여잡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 몸을 일으켜세우기도 전에 3루 더그아웃에 교체 신호를 보냈다. 통증이 상당한 듯 김하성은 영어로 욕설을 뱉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고, 더그아웃 계단을 내려가는 과정에서는 헬멧을 집어던진 뒤 클럽하우스로 이동했다.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김하성 본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경기가 종료된 후 김하성이 20일 MRI를 비롯한 검진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김하성은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현재 상태가 좋지 않다.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부상이 발생하자마자 오늘 경기에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상태를 밝혔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검진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령탑은 20일 "초기 검사 결과는 좋은 상태로 보이지만, 나빠질 수도 있다. 일단 부상자명단에 오르지 않은 것에 만족하고, 여전히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1일 결국 김하성이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점은 부상을 당했던 19일로 소급 적용됐다. 'MLB.com'은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부상자명단에 머무르는 기간이 10일이 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고, 쉴트 감독은 "김하성이 그전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하성 또한 "우리가 포스트시즌과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고 있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갖고 있을 때 부상자명단에 오르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주포지션인 유격수를 비롯해 2루와 3루까지 내야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 이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유틸리티에서 수상한 것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타이트한 스트라이크존을 바탕으로 많은 볼넷을 얻어낸다는 점과 언제든 2루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다. 그리고 세 번째가 튼튼한 몸이었다.
김하성은 데뷔 첫 시즌 117경기에 출전해 유격수로 260이닝, 3루수로 165⅔이닝, 2루수로 148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그의 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한 2022시즌은 150경기에 출전하면서 유격수로 무려 1092이닝을 먹어치웠고, 3루수로도 171⅓이닝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52경기를 누비며 2루수로 856⅔이닝, 3루수로 253⅓이닝, 유격수로 153⅓이닝을 맡는 등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1000이닝 이상 샌디에이고 내야를 지켰다.
물론 전혀 부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단 한 번도 부상자명단(IL)에는 오르지 않을 정도로 튼튼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도 김하성에게는 이렇다 할 암초가 없었다. 덕분에 19일 경기 전까지 김하성은 유격수로만 벌써 1046⅔이닝을 지켜왔다. 그런데 이번 어깨 부상으로 인해 부상자명단에도 오르는 등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날벼락을 맞았다. 이에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20일 "내구성은 다가오는 오프시즌에서 FA가 될 때 김하성의 중요한 판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내 지금의 부상이 김하성의 가치에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무려 17개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을 정도로 '핫' 매물이었다. 게다가 몇몇 현지 언론에서는 김하성의 예상 몸값으로 1억 달러(약 1331억원)를 전망하는 시선도 있었다. 'MLBTR'은 "김하성이 커리어 첫 번째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김하성은 2021시즌에 앞서 4년 계약을 맺은 뒤 내구성이 엄청났다. 2022-2023년에는 모두 150경기를 소화했다. 올해는 불가능하지만, 부상이 비교적 크지 않다면 140경기는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계속해서 'MLBTR'은 "김하성은 평소처럼 탄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파워를 보완할 만큼의 볼넷을 갖고 있다. 그리고 27번의 시도 중 22번의 베이스를 훔쳤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3년 동안 김하성을 내야 모든 포지션에서 뛰게 한 뒤 올해는 풀타임 유격수를 맡겼다. 그는 내야에서 가장 힘든 자리에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 이사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김하성의 활약을 짚었다.
매체는 모두가 그러하듯 김하성이 뮤추얼(상호동의) 옵션을 포기하고 더 큰 계약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LBTR'은 "김하성은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 나갈 것이다. 김하성은 800만 달러(약 107억원)의 뮤추얼 옵션을 포기하고 200만 달러(약 27억원)의 바이아웃을 선택할 것이다. 김하성은 한국에서 왔을 때 받았던 700만 달러보다 훨씬 높은 연평균 가치를 가진 4년 또는 5년 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심각한 어깨 부상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장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아주 사소한 문제로 잠깐 동안만 그라운드를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21일 미국 'ESPN'은 "김하성은 비슷한 공격력과 수비력을 가진 윌리 아다메스보다 한 달 어리다"며 1억~2억 달러(약 1331~2663억원)을 받을 수 있는 FA 3등급으로 분류했다. FA 직전 부상을 당하면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4~5년과 1억 달러 이상의 잭팟 계약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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