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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저스의 승리에 기여하면 만족한다.”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퍼포먼스와 언행의 ‘기분 좋은’ 불일치다. 올 시즌에는 투수를 하지 못하지만, 오타니의 최고 덕목은 역시 이도류다. 물론 올 시즌에는 타자만 해도 내셔널리그 MVP가 확정적이다.
오타니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서 9회말 끝내기 그랜드슬램으로 생애 첫 40-40에 성공했다. MVP 레이스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심었다. 이제 오타니는 잔여경기서 메이저리그 최초의 50-50에 도전한다. 오타니라서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 오타니의 인터뷰는 항상 겸손하다. 그라운드에선 도저히 사람 같지 않은데, 그라운드 밖에선 바로 옆집에서 볼 수 있는 건실한 청년 같은 모습이다. 오타니는 40-40 직후 MLB.com에 자연스럽게 5-50 관련 질문을 받았다. 다저스가 33경기나 남겨뒀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짚으면서.
정작 오타니는 “가장 중요한 건 경기서 다저스가 승리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명히, 50-50에 가까워질수록, 나는 다저스가 승리하는데 더 기여하고 싶다. 50-50도 좋지만, 다저스가 이긴다면 그것에 만족한다”라고 했다.
팀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개성과 주관을 과감히 피력하는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과 확연히 다르다. 당연히 미국의 오타니 팬들은 이런 오타니를 더욱 좋아할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돌아보면서도 “볼넷만 얻어도 좋았을 것이다. 그냥 출루하려고만 했다”라고 했다.
오히려 40홈런보다 40도루를 더욱 값지게 여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40도루이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다.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이고,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오타니가 이렇게 40-40에 대해 크게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지만, 사실 대단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40-40은 1988년 호세 칸세코를 시작으로 1996년 베리 본즈,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 2023년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이어 6번째다. 더구나 최소경기(126경기) 40-40이다. 종전 최소경기 40-40은 소리아노의 147경기였다. 오타니가 18년만에 새 역사를 썼다. 40-40 멤버 중 칸세코가 해당 시즌 MVP에 선정됐고, 오타니가 명맥을 이을 차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나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가 어떤 일을 하기 시작하면, 분명히 그렇게 하는 선수다. 나는 항상 당신이 야구를 대본으로 쓸 수 없다고 말하지만, 대본이 있었다고 해도 좋았을 것이다. 오타니는 항상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하는 선수”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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