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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한 뒤에도 승리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인 에릭 페디가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선보였다.
페디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2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7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17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은 페디는 빅리그에서 5시즌 동안 102경기(88선발)에 등판해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의 성적을 거뒀다. '특급유망주'라는 수식어에 비해 활약은 조금 아쉬웠던 만큼 페디는 2022시즌이 끝난 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때 NC 다이노스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페디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페디는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무려 20승을 수확하는 등 평균자책점 2.00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페디는 선동열과 류현진 등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20승-200탈삼진의 고지를 밟으며 정규시즌 MVP 타이틀까지 품에 안았다.
KBO리그를 평정한 페디는 지난겨울 2년 1500만 달러(약 199억원)의 계약을 통해 빅리그로 복귀했고, 이전과는 다른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페디는 복귀 첫 선발에서는 4⅔이닝(2실점)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4월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40의 성적을 남기며 트레이드 후보 0순위로 급부상,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화이트삭스에서 21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11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손에 넣으며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적 이후 세인트루이스에서 기억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페디는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두 번째 등판에서 5이닝 1실점(1자책) 투구로 이적 첫 승을 순에 넣었으나, 이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6이닝 4실점(4자책) 패전, 밀워키 브루어스와 맞대결에서도 5⅔이닝 2실점(2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리고 다섯 번째 등판에 나섰다.
페디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1회말 선두타자 윌리 카스트로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이 실점이 이날 페디의 마지막 실점이었다. 페디는 후속타자 트레버 라낙을 루킹 삼진 처리한 뒤 뜬공 두 개로 아웃카운트를 쌓으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2회 라이언 제퍼스-카를로스 산타나-매뉴얼 마고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꽁꽁 묶어내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3회에는 선두타자 에두아르도 줄리엔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를 곁들이며 이닝을 매조졌다.
가장 큰 위기도 잘 넘겼다. 페디는 4회 선두타자 라낙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호세 미란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이후 맷 월너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제퍼스와 산타나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사사구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위기에서 매뉴얼 마고를 싱커로 삼진 처리한 페디는 5회에도 미네소타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했다.
여유가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6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페디는 라낙을 삼진, 미란다를 유격수 땅볼로 묶어낸 뒤 월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어 나온 제퍼스를 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적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뒤 유독 승리와 연이 닿지 않고 있는 페디는 이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노 디시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래도 페디의 호투 덕분에 세인트루이스는 미네소타를 잡아내면서, 시카고 컵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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