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가철도공단, 유휴철도부지 편의시설로 새단장
홍대입구·공덕역사 지상은 ‘복합역사’로 탈바꿈
경춘선 폐철도, 지역명소 ‘강촌 레일파크’ 재탄생
수서역세권, 백화점 등 철도 중심 콤팩트 시티
개발 수익 1016억원 철도시설 재투자로 선순환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노후화된 ‘유휴철도부지’ 지역 명소로 탈바꿈하겠습니다.”
전국 반나절 생활권과 국토 균형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철도. 철도는 고속열차 주행을 위한 복선전철 개통 및 지화화에 따라 유휴부지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철도공단은 이에 발맞춰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철도 유휴부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데일리는 철도 유휴부지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국가철도공단의 사례를 집중 탐구해 봄으로써 국민과 동행하며 발전하는 대한민국 철도 변천사를 살펴본다.
26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유휴철도부지의 가치 제고 및 국민 편의 증진을 위해 우수한 민간 아이디어를 반영한 지역 맞춤형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공단은 지난 7일 2024년 상반기 ‘철도 유휴부지 활용 사업’에 6개의 지자체를 선정했다. 이는 국가 소유의 철도 유휴부지를 주민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하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 선정된 지자체는 ▲울주군 힐링 산책로 조성 사업(동해남부선) ▲가평군 청평 둘레길 조성 사업(경춘선) ▲영천시 실외 정원 조성 사업(중앙선) ▲경주시 생활체육시설 조성사업(동해남부선) ▲경산시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대구선) ▲화성시 사이이음공원 조성사업(서해선) 등이다.
6개 지자체는 오는 2027년까지 총 16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향후 철도 유휴부지에서 맨발 황토길, 녹지공간, 체육공원, 테니스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공단의 철도자산 개발사업은 구 철도청이 출자한 민자역사관리로 시작됐다. 공단은 교통수단이었던 철도시설에서 교통은 물론 역세권과 인접 도시환경 개선이라는 포용적 관점으로 개념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발굴 및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철도 역사뿐만 아니라 폐철도부지, 도시개발형태의 역세권 개발사업 등 사업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공단은 현재 운영 중인 9개 사업을 포함해 27개의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며 민자역사 18개를 관리 및 운영하고 있다.
■ 홍대입구·공덕역사 지상 부지, ‘주민 여가공간’ 등 복합역사로 탈바꿈
과거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으로 주로 활용되던 철도역사는 오늘날 여가공간으로 그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이 기존 폐선부지나 철도 지하화에 따른 지상 유휴부지를 상업·업무·숙박 등 시설을 포함한 복합역사로 개발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및 지하화에 따라 생긴 6.3km가량의 경의선 상부 부지 개발 사례가 있다. 지하화한 홍대입구역사·공덕역사 등 역사의 지상 부지는 공단이 ▲상가 ▲환승주차장 ▲오피스 ▲호텔 ▲컨벤션 등의 편의시설이 포함된 복합역사로 개발했다. 선형의 폐선부지는 서울시와 협업해 ‘경의선 숲길’로 재탄생됐다.
개발사업을 통해 공단은 상업시설과 녹지가 부족했던 지역에 맞춤형 시설을 공급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철도·공원을 통해 복합역사 내 편의시설을 찾는 이용객의 발걸음이 늘어나며 공원을 따라 새로운 상권도 형성됐다. 현재는 ‘연트럴파크’ 등으로 불리며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서울의 새로운 관광지가 됐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 폐철도 부지 강원권 대표 관광명소인 ‘강촌 레일파크’로 재탄생
우리나라 철도는 2004년 고속열차 도입 이후 급속히 성장했다. 열차의 고속주행을 위해 복선전철화·직선화된 신설노선이 건설, 이때 기존 역사와 선로 부지는 폐철도 부지로 남게 됐다.
폐철도 부지는 대체로 좁고 긴 형태로 부지의 특성상 매각과 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활용되지 못한 채로 방치됐다. 무단 경작, 무단 투기, 무단 점용 등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슬럼화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공단의 대표적인 폐철도 부지 활용 사례로 ‘강촌 레일파크’로 잘 알려진 경춘선 철도시설 개발사업이 있다. 강촌 레일파크는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발생한 폐철도부지를 테마파크로 개발해 2012년 8월부터 레일 바이크를 운행하고 있는 곳이다. 강원도 춘천시에 소재한 옛 김유정역부터 경기도 가평군 읍내리에 이르는 김유정~강촌역(8.2km), 경강~가평군 읍내리(4.2km) 총 2개의 코스가 운영된다.
강촌 레일파크는 다양한 테마가 있는 터널들을 통과하며 북한강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레일바이크를 통해 춘천시가 보유한 다양한 레포츠 활동지, 영화·드라마 촬영지, 지역축제 등 관광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수도권 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강점으로 더해졌다. 공단의 개발을 통해 강촌 레일파크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관광수요를 흡수해 강원권의 대표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 수서역세권 개발 등 철도 중심 ‘콤팩트 시티’ 구현
국가철도공단은 역사개발을 벗어나 역세권개발, 복합환승센터 등 도시개발 형태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철도 중심의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실현해 철도 수혜지역을 확대하고 개발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공단의 수서역세권 개발사업이 대표적 사례로, 수서역세권에는 ▲백화점 ▲오피스텔 ▲오피스 등 업무·유통시설을 포함한 복합환승센터와 공동주택이 함께 공급된다. 특히 복합환승센터는 SRT, GTX-A노선을 포함한 5개 철도노선, 버스·택시 승하차장, 환승주차장 등 공간을 배치해 타 교통수단 간 원활한 환승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수서역 일대는 복합환승센터 및 역세권 개발로 지역의 철도 접근성을 높이고 철도 중심의 콤팩트시티로 조성될 예정이다. 공단은 수서역세권이 주거, 업무, 상업을 두루 갖춰 주민 편의성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서울 동남권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 지역사회와 함께한 철도자산개발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철도자산 개발사업이 항상 순탄하게 추진되는 것은 아니었다. 개발과 보존 간 대립·갈등이 따랐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된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국가철도공단이 갈등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2013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건설로 인해 발생한 폐철도부지 중 수려한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미포~청사포~송정간 4.8km 구간을 공단이 개발한 사업이다. 2020년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해변을 바라보며 운행하는 해변열차와 노면 케이블카 형태의 스카이캡슐이 운영되고 있다.
민간투자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 영업을 개시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됐다. 자연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라운드테이블 협의를 거쳐 갈등을 최소화했고 조화로운 균형을 이끌어냈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대화와 소통으로 합의점을 찾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3년 기준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개장 첫 해(111만명) 대비 2배가 넘는 국내·외 관광객(236만명)이 다녀가며 부산에 가면 꼭 찾아야 할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변열차 등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의 체험형 관광 시설은 부산시가 조성한 산책로 및 친환경생태공원인 그린레일웨이와도 연계됐다. 지역경제 활력소는 물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자산개발 수익 1016억원, 철도시설 재투자로 ‘선순환구조’ 구축
국가철도공단은 개발사업 수익을 철도시설에 재투자하며 선순환구조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1016억원의 점용료 수익을 실현하며 3년 연속 수익 증가를 기록했다.
개발에 따라 유휴 국유재산의 가치는 증대되고 개발수익을 노후 철도시설 개량 등 철도사업에 재투자함으로서 공단의 부채 감축 등 경영성과 확보와 국가재정 건전성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공단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 등 꾸준한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민간사업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유도하는 등 민간주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철도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점용허가 기간이 최대 30년에서 50년으로 확대, 자산개발 수익률이 약 16%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자산의 투자가치가 향상되고 민간투자 또한 보다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유휴 철도자산 개발을 통해 철도 폐선 등으로 노후화되던 구 도심을 지역 명소로 탈바꿈하고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경제 활력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에게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인 소통과 발 빠른 대응으로 발굴하고 사업 초기단계부터 이해관계자와 협력체계를 구축 및 소통하겠다”며 “공공과 민간이 상생하는 국민체감형·맞춤형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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