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만루변태다.
KIA 타이거즈 불펜은 8월 들어 확연하게 살아났다. 마무리 정해영이 성공적으로 돌아와 세이브 레이스에 다시 탑승했고, 그 사이 임시 마무리를 맡던 전상현이 메인 셋업맨으로 돌아갔다. 장현식, 임기영, 김대유, 곽도규가 동반 상승세를 탔다.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우완 전상현이다. 올 시즌 57경기서 7승5패7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4.08이다. 특히 8월에는 12경기서 2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0.66이다. 13⅔이닝을 던지면서 탈삼진 20개를 잡았다. 사사구와 안타는 각각 5개만 내줬다.
7월까지 잡은 탈삼진이 총 27개인데 이번달에만 20개의 탈삼진을 낚았다. 비결은 포크볼이다. 전상현은 28일 광주 SSG랜더스전서 ‘만루 변태’의 면모를 보여줬다. 6-3으로 앞선 7회초에 등판, 박성한에게 좌선상안타,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좌전안타, 최정에게 사구를 기록했다. 무사 만루 위기.
3점차는 요즘 야구에서 원 찬스에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승부처였다. 그러자 전상현은 포크볼을 꺼내들었다. 박성한, 에레디아, 최정에겐 포크볼을 1개도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유섬에게 초구부터 포크볼을 던졌다. 볼카운트 1B2S서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하재훈과의 승부가 백미였다. 초구 148km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부터 8구까지 7구 연속 파울 커트였다. 하재훈의 집중력도 대단했다. 전상현은 포심, 슬라이더, 포크볼을 고루 섞었다. 결국 9구에 137km 포크볼로 1루수 파울플라이 처리했다. 1루수 이우성이 잡기 쉬운, 약한 타구였다.
2사 만루서 이지영에게 포심만 3개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처리, 무사 만루를 극복했다. 투구수는 28개로 다소 많긴 했다. 그러나 전상현이 최근 왜 잘 나가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정해영이 돌아오면서 마무리에서 메인 셋업맨으로 돌아갔지만, 실질적 위력을 보면 정해영 이상이다.
전상현은 140km대 후반의 포심을 보유했다. 근래 스피드가 더 나오기도 하고, 익스텐션이 긴 장점도 극대화한다. 때문에 회전수가 많다. 여기에 포크볼 비중을 높이면서 재미를 톡톡히 본다. 사실 전상현이 포크볼을 안 던졌던 건 아니었다. 예전에도 포크볼을 던졌으나 포심과 슬라이더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전상현은 과거 어깨와 팔꿈치 이슈가 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포크볼이 팔에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전상현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KIA가 8월에 1위를 내주지 않고 1위 질주를 하는데 전상현의 지분도 분명히 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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