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챗GPT를 사용하면 질문 10~50개마다 약 500ml의 물, 즉 생수 한 병이 사용된다. AI(인공지능) 서비스는 편리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러한 막대한 양의 물 소비가 숨어있다.
AI기술 발전은 환경비용이 반드시 수반된다.
먼저 AI 개발 단계에서는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가동된다. 여기서 수많은 고성능 컴퓨터가 24시간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려면 필연적으로 막대한 양의 냉각수를 사용해야 한다. 대규모 데이터 센터는 하루에 수백만 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AI 사용 단계에서도 지속적인 물 소비가 이루어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AI챗봇을 사용할 때마다 상당한 양의 물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AI 물 소비 규모는 AI 활용이 일상화 될수록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AI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7년까지 연간 4.2조~6.6조 리터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울 인구의 약 3배에 해당하는 250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뿐 아니라, 이러한 AI 산업의 급격한 물 수요 증가가 전 세계적인 물 부족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은 이와 같은 AI 관련 물 리스크 인식이 부족하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대응 전략을 제시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기업의 AI 산업 물 사용량 공개와 인식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물 관리 성과 지표로 WUE(물 사용 효율성)가 있다. 단위 생산량 또는 서비스 제공당 사용되는 물의 양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를 활용하여 물 사용량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AI 산업의 물 사용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관련 데이터센터 설립 시 물 사용 효율성 기준을 설정하거나, 물 재사용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자도 AI 서비스 이용 시 발생하는 물 소비에 대해 인식하고, 책임 있는 소비가 필요하다.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우리 생활 속에서 더 많은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환경부담을 인지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AI 발전과 물 자원 보존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지구의 소중한 자원을 지켜낼 수 있겠다. AI 기술의 편익 뒤에 감춰진 물 리스크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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