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그룹 종속회사 716개→667개
중복 투자 등 계열사 매각 조직 슬림화 속도
SK, 13일 '몸값 4조' SK스페셜티 매각 예비입찰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SK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추고 본격적인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을 진행중이다.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고 유동성을 강화해 재무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현재 계열사들의 합병과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SK(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의 종속회사는 지난해 716개에서 올해 6월 기준 667개로 49개 감소했다. SK그룹은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회사를 포함해 알짜 회사까지 매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특수가스 생산기업 SK스페셜티는 13일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SK스페셜티는 SK(주)의 100% 자회사로,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SK그룹이 사업구조개편(리밸런싱)의 일환으로 SK스페셜티를 매각할 것이라는 추측이 꾸준히 나온 바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SK스페셜티의 매각가는 최대 4조원 수준이다. SK(주)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는 약 12조4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만약 SK스페셜티를 이 가격에 매각하게 되면 부채를 단번에 대폭 줄일 수 있다.
SK(주)는 4일 베트남 마산그룹의 자회사 윈커머스의 지분 7.1%를 매각해 27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윈커머스는 베트남 현지에서 3600여개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베트남 최대 식료품 유통 플랫폼이다.
앞서 SK그룹은 마산그룹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라 2021년 빈커머스(현 윈커머스) 지분 16.3%를 4억1000만달러(약 460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SK그룹은 이번 매각에 따라 마산그룹에 대한 장기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윈커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투자 수익을 내게 됐다.
기업 채무가 늘고 있는 SKC도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며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SKC는 올 2분기까지 연결 기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으로 자회사 재무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주력 사업인 동박 수요가 줄고 현금 창출력이 낮아지자 채무가 4조6618억원까지 불어나며 부채비율만 176.7%에 달하는 상황이다.
SKC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반도체 ·2차전지 등 미래 유망 산업 위주로 재편해 현금을 확보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SKC는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엔펄스 보유 지분 97%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 규모는 4000억원으로 전해졌다. SK엔펄스는 파인세라믹스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약 2000억 원 확보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SK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SKC 자체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일환이다.
SK그룹은 하반기에도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이미 SK키파운드리, SK넥실리스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매켄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가 나오면 인력감축에 나설 계열사가 더 있을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최 회장은 'AI리더십 구축'을 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올해 들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 등 디지털 사업에서의 협업 방안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
SK그룹이 올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리밸런싱(재구조화)의 핵심도 결국 AI리더십 구축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그룹은 6월 개최한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2026년까지 80조원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 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관련 사업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모두 10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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