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개매수 통해 경영권 강화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
3개월·6개월간 평균종가에 27.7%·30.1% 할증 가격
최소 매수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7%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본격 행보에 돌입했다.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흠집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MBK 파트너스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13일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하고,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루 전날인 12일 주주 간 계약으로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최대주주로 참여한 MBK 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로 인해 훼손된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공개매수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으로, 공개매수일 이전 3개월 및 6개월 간의 평균종가(거래량평균가중가격(VWAP) 51만6735원 및 50만7393원)에 각각 27.7%와 30.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지난 12일 종가보다 18.7% 높으며, 52주 최고가인 55만7000원에 비해서도 18.5% 높은 가격이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고려아연 주식회사 기명식 보통주식이며, 발행주식총수 2070만3283 주 중 최소 144만5036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에서 최대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약 14.6%)까지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고, 최대 매수예정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예정 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가격은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최고 목표주가에 상응해 기존 투자자들이 청약에 참여할 경우 매매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늘부터 다음 달 4일(결제일 10월 10일)까지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향후 상법상의 절차에 따라 경영 대리인이자 2.2% 주주인 최윤범 회장에 관해 제기된 문제와 의혹들을 검토한 후 모든 주주의 이익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다.
MBK와 영풍 측은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모든 주주에 대해 선관주의 의무를 지는 경영 대리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수 지분에 불과한 자신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지배구조를 왜곡시키고, 이사회 기능을 무력화시키며, 기업의 재무건전성 및 미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MBK 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문제점에 대한 검토는 고려아연 이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나 경영진들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그동안 노력해 온 바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최씨 가문 일가들을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를 증가시킬 것이며, 현대차, LG 및 한화와의 사업적 제휴관계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 참여한 MBK 파트너스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경영권 확보 및 강화 목적으로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동시에 실시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2만원이며, 공개매수 대상 주식에 대한 최소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 범위 내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한다. 영풍 측과 최씨 가문의 지분을 제외한 유통주식 전량이 공개매수 대상이 되는 것이다.
MBK 파트너스는 영풍정밀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한 후 기존 경영진과 함께 영풍정밀 본연의 비지니스에 집중, 투자해서 장기 지속 성장을 이끌 방침이다.
이번 공개매수 사무 취급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고려아연 주주와 영풍정밀 주주는 NH투자증권 영업점이나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10월 4일까지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 등판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더 가열되고 있다. 그동안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우호지분 확보와 서린상사 경영권 장악 등을 통해 주도권을 강화한 상황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영풍·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약 33.1%다. 영풍 측과 MBK파트너스는 최소 7.0%의 고려아연 지분을 획득하면 지분율 40%를 확보해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된다.
최윤범 회장은 1.8%, 최 회장 특수관계인은 15.6%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LG·현대차그룹·트라피구라 등 우호지분은 16.2% 수준으로 약 33.6%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과 MBK 측에 맞서기 위해 추가적인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경영진 편을 들어준 바 있다. 이 밖에 현대차와 LG 등 대다수 우호지분은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사업을 두고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70년간 인연을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취임해 3세 경영이 본격화된 2022년 말부터 균열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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