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메이저리그로 건너가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대체자일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2년간 FA,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30대 중~후반의 베테랑을 모았다. 나름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적기라고 판단, 과감하게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의 연쇄 부상으로 허무한 결말을 맞이했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FA 시장에서 4년 25억원에 원종현을 잡았고, 퓨처스 FA 시장에서 4년 20억원에 이형종을 영입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정찬헌을 1+1년 8억6000만원에 잔류시켰고, 2023시즌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원석에게 2+1년 1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안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서는 2차드래프트를 통해 최주환을 영입했다.
키움으로선 애석한 일이다. 위에 언급한 대부분 베테랑이 제 몫을 못했다. 원종현은 2023시즌 20경기서 1승1패6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한 뒤 토미 존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재활하다 13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서 복귀했다.
이형종은 부진과 불운이 겹친 케이스. 올 시즌 초반 매우 잘 나갔으나 발등 부상으로 한동안 이탈했다. 후반기에 돌아왔으나 부진했고, 재조정 후 돌아왔으나 다시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지난 2년간 134경기 출전에 그쳤다.
또한, 정찬헌은 2023시즌을 마치고 허리수술 받았다. 복귀했으나 한번 투구하면 충분히 쉬고, 또 몸 상태를 확인하고 등판 날짜를 잡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했다. 8월22일 KT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이밖에 이원석도 부진과 부상으로 올 시즌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근 퓨처스리그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이용규도 로니 도슨과의 충돌 이후 발가락 부상으로 시즌아웃.
최주환은 다르다. 부침도 있었고 2군에서 재조정한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119경기서 타율 0.244 12홈런 74타점 43득점 OPS 0.688 득점권타율 0.290이다. 사실 이름값에 약간 못 미치는 성적인 건 맞다. 최주환은 잠실에서도 20홈런을 친 타자였다. 애버리지가 본래 좋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타고투저 시대에 2할4푼대 타율은 옥에 티다.
그러나 74타점을 생산한 게 중요하다. 송성문(96타점) 다음으로 팀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생산한 타자가 최주환이다.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하면서 준수한 수비력도 보여줬다. 지난 1~2년간 영입한 베테랑들 중에서 가장 팀 공헌도가 높다.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도 2안타 2타점으로 분전했다.
그런 최주환은 올 시즌을 끝으로 SSG와 체결한 4년 42억원 FA 계약이 막을 내린다. 다시 FA 자격을 취득한다. 최주환은 최근 고척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잔여경기가 더 소중하다고 했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FA 자격행사도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키움으로선 올 겨울 최주환이 FA 자격을 행사하든 하지 않든 붙잡을 필요가 있다. 박병호가 떠난 뒤 확실한 풀타임 1루수를 찾지 못했다. 최주환은 키움에 여전히 부족한 장타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검증된 1루수다.
아울러 올 시즌을 마치고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최주환이 2루수로 돌아갈 수도 있다. 물론 김혜성의 빈 자리를 최주환이 100% 채우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좋은 대안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수비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느낌은 없었다.
키움은 큰 틀에서 내년에도 리빌딩 모드다. 에이스 안우진과 김재웅이 돌아올 2026년이 진짜 도약의 시즌이다. 1순위 신인이자 특급 좌완 정현우도 프로에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타선 역시 김혜성이 나가고 송성문, 이주형, 장재영이 새로운 기둥으로 완벽히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주환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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