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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5시즌 최대변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
KBO리그 최고 마무리로 인정받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고우석(26, 펜서콜라 블루와후스). 그러나 2+1년 최대 940만달러 계약의 첫 시즌은 폭망이다. 고우석의 펜서콜라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몽고메리 비스킷스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블A는 이날 정규시즌이 끝났다.
고우석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개막엔트리에 들지 못해 꼬이기 시작했다. 더블A에서 뛰다 5월 초에 루이스 아라에즈 빅딜에 포함, 마이애미 말린스로 옮겼다. 그러나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콜업 후보로 보지 않았다. 급기야 5월 말에 고우석을 지명할당, 6월 초에 계약을 마이너리그로 완전히 이관했다. 7월에는 트리플A에서 더블A로 강등했다.
결국 올 시즌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도 메이저리그를 구경도 못했다. 트리플A 한 팀, 더블A 두 팀을 전전하며 총 44경기서 4승3패4홀드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 구위가 LG 트윈스 시절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이건 핑계를 댈 수 없다. 특히 펜서콜라에선 18경기서 2승1패2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10.42. 이 정도 성적으로 9월 확대엔트리에 맞춰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길 바라면 안 된다.
고우석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거나 LG 트윈스 복귀라는 선택지가 있다. 마이애미와의 보장계약은 내년까지. 변수는 내년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다는 점이다. 이게 어느 정도 빅리그급 경쟁력을 인정받은 선수에겐 안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그러나 고우석처럼 빅리그급으로 검증을 받지 못한 선수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 자체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야 발동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애미는 내년에 더더욱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콜업을 신중하게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내년 시즌 도중 언제라도 메이저리그에 올리면 고우석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발동,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좋지 않은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발동하는 게 마이애미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고우석에게 가장 좋은 건 내년 시범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쳐 마이애미에 메이저리그에 올릴 수밖에 없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하면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다. 그러나 고우석이 마이애미에 그런 확신을 주지 못하면 마이애미는 아예 시즌 개막부터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 올리지 않고 마이너리그에서만 뛰게 할 가능성이 크다.
후자처럼 되면 결국 올해와 상황이 다를 게 없을 수 있다. 고우석으로선 이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전략적으로 LG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LG야 언제든 고우석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사실 고우석에겐 LG에 돌아와서 FA 자격을 얻어 추후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방법도 있다. 아직 26세다. 젊다.
고우석이 올 시즌을 끝으로 마이애미에 계약 해지를 원하면 잔여 연봉을 못 받고 자유의 몸이 된다. 이럴 경우 일단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한 선수가 된다. 그러나 위에서 밝혔듯 LG로 돌아가 좋은 성적을 내면 나중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선수에 대한 단계적 성장 모델을 잘 제시하는 염경엽 감독과의 재회도 나쁘지 않다.
반면 고우석이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의 거대한 벽에 부딪혀 보기로 결정한다면, 제대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사실 고우석이 내년에도 마이애미에 남는다면, 그 역시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설령 내년에도 마이너리그에서 뛰더라도 고우석의 야구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다면, 인간 고우석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뭔가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 고우석은 내년에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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