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아빠, 홈런 어떻게 쳐야 돼?”
KBO리그는 현재 김도영(21, KIA 타이거즈) 전성시대다. 올 시즌 각종 대기록, 진기록을 갈아치우며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훈훈한 외모로 팬들의 사랑도 독차지한다. 김도영 관련 굿즈는 없어서 못 사고 파는 수준이다. 마케팅, 비즈니스 효과만으로도 연봉값을 다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궁금했다. 김도영의 가족은 이른바 ‘김도영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16일 수원 KT 위즈전을 마치고 이 얘기를 꺼내니 김도영은 최근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참고로 김도영의 가족 중에서 전문적으로 스포츠를 한 사람은 없다. 친척 중에서도 야구를 잠시 한 1명 외에 운동선수는 없다. 즉, 김도영을 제외한 가족과 친척은 전부 평범한 사회인이다.
김도영은 최근 아버지에게 “아빠, 홈런 어떻게 쳐야 돼?”라고 했다. 당연히 농담이었다. 그는 “요즘 홈런이 너무 안 나오니까 장난으로 그랬다”라고 했다. 이후 ‘킬포’가 나왔다. 김도영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무나도 진지하게, 전문적으로(?) 타격 조언을 했다고.
김도영은 “진짜 아빠가 ‘이때다’ 싶어서 타격폼을 수정해줬다”라고 했다. 야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아버지의 타격 코칭이 당연히 와닿지 않았다. 김도영은 웃으며 “뭐라고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전혀 관심도 안 가졌다. 가족은 다 웃고 아빠 혼자 진지했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아버지는, 당연히 평소에 야구인들이 하는 예기를 들었다가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아들에게 얘기해줬을 것이다. 아들이 보기엔 어이없어도(?) 아버지는 아들에게 장난 반,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반이라고 봐야 한다. 진짜 아들에게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김도영은 “아빠는 교과서 야구의 정석이다. 듣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계속 들을 마음은 없다. 그는 “그런 말을 듣고 내가 피드백을 주면 아빠가 계속할 것 같아서 그냥 바로 자른다”라고 했다.
반면 김도영의 어머니는 그냥 묵묵히 지켜보며 응원하는 스타일이다. 김도영은 “엄마는 야구를 하고 있으면 TV로 보는 스타일이다. 아빠는 경기 끝나고 ‘내 수비스텝이 어떻고 저떻고’ 그러는데 잘하면 기분 좋지만, 안 좋을 땐 아예 귀를 닫는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타격조언(?)을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아버지에겐 너무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는 점이다. (모든 부모는 자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란다) 부모의 사랑과 지원 없이, 프로야구 선수가 나올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 티격태격 해도 보기 좋은 가족이다.
김도영은 16일 KT전서 홈런 두 방을 터트리면서 시즌 37홈런-39도루를 기록했다. 잔여 8경기서 3홈런 1도루를 추가하면 대망의 40-40을 달성한다. 비공식 타격코치(?)를 자처한 아버지가 40-40 관련, 김도영에게 무슨 말을 해줄 것인지도 궁금하다. 물론 김도영은 애써 외면하겠지만 말이다.
수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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