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이래서 뽑혔구나' 보여 드리겠다."
이율예(강릉고)는 지난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SSG 랜더스에 지명받았다.
이율예는 올해 23경기에 출전해 27안타 2홈런 16타점 27득점 타율 0.391 OPS 1.063을 기록했다. 하지만 더 빛나는 장점은 수비다. 강한 어깨와 좋은 수비 능력을 갖춘 포수다. 올 시즌 포수 최대어로 평가받았으며,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23년부터 청소년 대표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지명 당시 SSG 김재현 단장은 "현대 야구는 스피드가 중요한데, 그 스피드를 잡을 선수가 이율예다"며 "2028 청라돔 시대를 맞이해 이율예를 간판선수로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이율예는 24일 SSG에 지명받은 다른 9명의 선수와 함께 SSG랜더스필드를 방문했다. 경기에 앞서 이숭용 감독과 인사를 나눴고 선수단 상견례, 대표이사 및 단장과의 티타임도 가졌다. 1루 응원 단상에 올라 홈 팬들에게 처음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신인 선수들에게 축하한다 했다. 장단점을 물어봤는데, 전부 다 장점은 이야기하고 단점은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제가 마지막에 해준 말은 '아마추어처럼 감독하고 선수의 관계가 아니다. 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물어본 것이었다'고 했다. 좋고 싫은 부분을 코치들이나 감독에게 표현하고 많이 소통하라 했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의 인터뷰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이율예는 "지명될 때까지만 해도 실감 안 났었는데, 구장을 보고 선배님들 코치님, 감독님 인사드리니까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드래프트 때는) 뭔가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서 정신없었는데, 오늘 좀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율예는 작년 SSG랜더스필드에서 경기에 나선 적이 있다. 지난해 4월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요야구대회 결승전에 강릉고가 진출했다. 당시 이율예는 포수 마스크를 끼고 선발 출전했다.
이율예는 당시를 회상하며 "결승 때 여기 와서 경기를 해봤는데, 구장이 되게 좋아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뽑히게 돼 영광이었다"며 "당시에는 2학년이다 보니까 지명에 대한 생각보다는 형들 좀 도와주자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지명받으니 신기한 것 같다"고 했다.
2024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박지환은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이율예와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율예가 SSG에 입단하자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율예는 "아까 만났는데, 축하한다고 하며 많이 힘들 거라고 말했다"며 "준비를 잘해서 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했던 이율예의 눈빛이 바뀐 적이 있었다. 바로 포수 이야기를 할 때였다. 이율예는 "자동볼판정시스템(ABS)가 있어도 프레이밍을 할 것이다. 그냥 똑같이 할 것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똑같은 플레이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송구는) 학교에서도 계속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한다. 피치컴은 제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SSG에서 훈련을 시작하면서 적응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포수의 매력에 대해 "아무래도 혼자 앉아 있고 장비를 차고 있다. 투수의 공을 받는다. 포수 하는 것 자체가 매력적인 것 같다"며 "사람들이 야전 사령관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다 보니 팀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멋있게 해나가다 보면 또 팀이 승리할 수 있다. 그런 매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김광현과 노경은의 공을 가장 받아보고 싶은 이율예는 "1라운드에 뽑혀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의문을 가진 분들도 계실 것이다. SSG에서 코치님, 선배님들께 많이 배워 '이래서 뽑혔구나'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내년에 제 실력을 뽐낼 수 있다 보면 팬분들이 응원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제 할 것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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