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건보공단 병원급 비급여 자료 분석…연간 5조원 추산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과잉진료’ 경향…“적극 관리”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는 정형외과 도수치료에 가장 많고, 특히 40~59세 여성의 비급여 진료비 지출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펴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023년도 하반기 비급여 보고 제도’ 자료를 보면 40~59세 여성 그룹 비급여 진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현황을 파악하고,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내역 등을 보고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4078개 병원급 의료기관은 594개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의 그해 9월분 진료내역을 보고했다.
이 병원들의 지난해 9월 한 달치 비급여 진료비 총액은 4221억원이었다. 건보공단은 “연간(12개월) 환산 시 약 5조657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진료과에서는 정형외과가 1170억원(27.7%)으로, 항목별로는 도수치료가 494억원(11.7%)으로 가장 많았다.
환자 성별로 보면 여성이 2340억원으로 55.4%, 남성이 1869억원으로 44.3%를 차지했다. 0.3%(12억원)의 사례는 성별을 구분할 수 없었다.
연령대를 생애주기별로 구분한 결과 노년전기(60~79세) 34.3%(1449억원), 중년기(40~59세) 33.3%(1407억원), 청년기(20~39세) 16.7%(706억원) 순이었다.
아울러 노년후기(80세 이상) 6.4%(269억원), 아동(0~9세) 6.2%(261억원), 청소년(10~19세) 2.8%(118억원)로 집계됐다.
하지만 성별과 연령그룹을 묶어서 비교했을 때는 중년기 여성의 진료비가 809억원(19.2%)으로 가장 많았다.
노년전기 여성 18.8%(795억원), 노년전기 남성 15.5%(654억원), 중년기 남성 14.2%(598억원) 순이었다.
중년기가 주로 쓴 비급여 진료항목은 도수치료(199억원), 치과임플란트(72억원), 1인실 병실료(69억원), 체외충격파치료(69억 원), 척추-요천추 MRI(60억원)이다.
특히 도수치료는 노년전기(153억원), 청년기(88억원), 노년후기(28억원), 청소년(21억원) 등 대다수 연령에서 1, 2위 항목으로 채택되는 등 진료비 지출이 컸다.
도수치료는 관절 가동범위가 줄었거나 척추나 요추 통증 환자에게 손을 이용해 기능 향상을 돕는 행위다. 대표적인 비급여 의료행위로 병의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의료행위가 실손보험과 연결돼 과잉 진료 경향을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국민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비중증 과잉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말 공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따라 비급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료 선택을 지원한다.
도수치료 등 남용 경향이 있는 비중증 비급여 진료 행위에 대해서는 의학적 필요가 적을 경우 ‘병행진료’ 급여 제한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급여 적용되는 물리치료를 하며 필요하지 않은데도 도수치료를 유도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급여 항목에 비중증 비급여 항목을 병행 진료하면 건보료 청구를 막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 등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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