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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7회 타석에서는 안타를 칠 생각만 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한 경기 3홈런-2도루를 달성하는 등 전 세계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기록인 51홈런-51도루의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오타니는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를 넘어 일본인 역대 최다 타점과 다저스 구단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경신하는 등 기록 잔치를 벌였다.
지난 26일 경기에서는 '전설' 이치로와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샌디에이고와 맞대결에서 3-3으로 맞선 6회말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바뀐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을 상대로 5구째 높은 싱커를 공략해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후속타자 무키 베츠의 타석에서 2루 베이스를 훔쳐내며서 56도루를 기록,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이치로가 도루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을 때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기쁨을 맛봤다.
최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기록들을 작성해 나가고 있는 오타니는 27일 경기에서도 굵직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1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조 머스그로브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기록한 오타니는 3회말 2사 주자 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커브에 방망이를 내밀어봤으나,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오타니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머스그로브의 3구째 커브에 다시 한번 배트를 휘두른 결과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내며 9경기 연속 안타를 완성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오타니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샌디에이고의 바뀐 투수 태너 스캇의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이번에도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생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세네 번째 타석에서의 멀티히트를 바탕으로 오타니는 400루타까지 단 2루타만 남겨두게 됐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마침내 400루타의 고지를 밟았다. 7-2로 다저스가 크게 앞선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디에이고의 마쓰이 유키와 대결에서 2구째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코스의 슬라이더를 힘껏 퍼올린 결과, 좌익수 앞 2루타를 뽑아내며 마침내 400루타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타니의 400루타는 메이저리그 역대 19명째에 해당되는 기록. 다저스 소속으로는 1930년 베이브 허먼(416루타)에 이어 94년 만의 역대 두 번째였으며 새미 소사(425루타), 루이스 곤잘레스(419루타), 배리 본즈(411루타), 토드 헬튼(402루타)까지 4명이 동시에 400루타를 기록한 2001년 이후 무려 23년 만의 19명째이자 30번째 위업이었다. 53홈런-56도루만 보더라도 얼마나 위대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에서 400루타는 그야말로 '덤'이었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오타니는 "오늘 (우승을) 결정한다는 마음으로 구장에 왔고, 그대로 돼 너무 기쁘다. 여기서 이렇게 이기는 것이 목표였가. 중요한 시리즈였고, 그만큼 모두의 각오가 다른 시리즈와 달랐을 것"이라며 샴페인 파티에 대해서는 "최고였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에게도 특별하고, 무엇보다 팬들에게 특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순간을 홈에서 맞이할 수 있어서 팬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최고였다"고 활짝 웃었다.
오타니는 400루타를 달성한 것보다 그저 팀이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짓고, 승리한 것을 더 기뻐했다. 그는 "정말 기분 좋은 타석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경기에 더 집중해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7회 타석에서는 안타를 칠 생각만 했다"며 "샌디에이고는 지구 라이벌이고 강하고 훌륭하다. 그런 팀을 상대로 오늘과 같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게 크다. 모두가 쟁취한 승리였다"고 기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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