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이틀 쉬고 나가도 된다."
고영표(KT 위즈)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투구를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는 뒤가 없는 상황이었다. 반드시 키움을 잡고 SSG 랜더스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를 불펜 대기하는 카드까지 꺼냈다.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KT가 1-6으로 뒤진 4회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와 김건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KT 타선이 4회말 5점을 뽑으며 균형을 맞췄고 고영표의 호투는 이어졌다. 5회초 단 5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정리했다. 6회 역시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7회초에도 송성문, 최주환, 김건희를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사이 KT가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5회말 오재일의 1타점 적시타로 역전했다. 이어 6회말 김민혁의 1타점 적시타로 달아났다. 7회에는 오재일과 배정대가 각각 1타점씩 올렸다.
고영표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장재영, 이승원, 변상권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초 선두타자 박수종에게 안타를 맞으며 퍼펙트 행진이 끝났지만, 김태진을 중견수 뜬공, 이주형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박영현이 송성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고영표의 승계주자가 들어왔지만,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고영표는 "우선 승리해서 기분 좋다.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기분 좋다. 지난 경기 끝나고부터 계속 준비하고 있어서 오늘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초 이강철 감독의 계획은 고영표가 1이닝 정도만 책임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온 모습을 보고 긴 이닝을 준비하라고 결정했다. 고영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고 내려왔는데, 이제 감독님께서 '길게 갈 수 있으니까 생각하고 있어'라고 하셨다. 그다음 이닝도 밸런스가 좋아서 길게 이어져도 괜찮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SSG가 오는 30일 홈에서 열리는 키움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최초로 5위 결정전이 진행된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를 5위 결정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만약, 고영표가 그대로 5위 결정전에 나선다면 이틀 휴식 후 선발 마운드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감독님이 그 전부터 SSG에 강하니까 준비해달라고 하셨다. 오늘도 처음에는 1이닝 말씀하셨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며 "(5위 결정전 선발 등판을) 감독님도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제가 이틀 쉬고 나가도 잘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야 된다. 저도 그런 의지가 있는 상태다. 이틀 쉬고 나가서 잘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시즌을 마친 소감도 전했다. 올 시즌은 고영표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첫해다. 5년 107억 원 규모였다. 고영표는 18경기에 등판해 6승 8패 100이닝 14볼넷 79탈삼진 평균자책점 4.95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제가 이닝을 소화해줘야 되는 부분도 있었고 성적도 그렇다. 변화된 제도에 적응하는 데 조금 어려움을 겪었다. 제 구위가 중간에 떨어졌던 것이 아쉽고 부상이라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낀 시즌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돌아보면서 교정도 하고 새롭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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